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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스강의 아침 목욕

영혼의 성찰이 시작되는 서막

by 론리포토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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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강가에는 힌두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성스러운 갠지스강의 아침은 마치 신비로운 의식처럼 펼쳐진다. 매일 아침, 강가에서의 목욕은 그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식과도 같다.

인도의 가장 오래된 도시 바라나시(Varanasi)를 흐르는 갠지스강은 힌두교도들에게 단순히 강물이 아니다. 이곳은 죄를 씻고 영혼을 구원하는 ‘어머니 여신’, 강가(Ganga) 그 자체로 여겨진다. 바라나시는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적인 믿음이 가장 극적으로 만나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이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도의 가장 깊은 영적인 면모를 체험하기 위해 찾는 도시이다.


믿음과 정화의 순간 - 동이 트는 시간에 맞춰 가트(Dashashwamedh Ghats)로 모여든 사람들은 물속에 들어가 정신과 육신을 씻어내는 기쁨을 만끽하며, 고요한 물결에 몸을 맡긴다. 각기 다른 색의 사리와 전통 복장을 입은 그들은 물속에서 기도를 드리고 정화의 의식을 수행한다.

이 아침 목욕은 성수(聖水)에 몸을 씻으면 현생과 전생의 모든 죄와 나쁜 업보(Karma)가 씻겨 내려가 영혼이 정화되고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깊은 믿음에서 비롯된다.

차가운 물속에서 그들의 웃음소리는 평화롭고 만족스러워 보이며, 마치 세상의 모든 근심이 물에 흘러 가버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여행하는 외국인들은 이 장면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 오염된 강물일지라도, 종교적 신성함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 모습은 방문객들에게 가치관의 상대성을 생각하게 한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시의 풍경 - 갠지스강변에서 가장 강렬한 경험은 바로 삶과 죽음의 적나라한 공존이다.

강변을 따라 이어진 계단식 구조물인 가트(Ghat)는 그들의 모든 일상을 담고 있다. 가트에 앉아 지나가는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을 쳐다보는 재미도 있다. 때로는 가트를 따라 아시 가트(Assi Ghat)까지 걸어가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목욕, 빨래, 요가 같은 일상적인 활동이 펼쳐진다. 또, 마니카르니까 가트(Manikarnika Ghat)와 같은 화장터에서는 시신을 화장하는 불길이 24시간 꺼지지 않는다. 시신이 불타고 그 재가 강물에 뿌려지는 바로 그 곁에서, 사람들은 정화 의식을 치른다.

이러한 혼란의 현장과 더불어 숭고한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힌두교도들에게 이곳은 죽음의 끝이 아니라 윤회의 고리를 끊고 해탈(Moksha)에 이르는 최고의 축복이다. 죽음을 성스러운 통과의례로 받아들이는 그들의 숭고한 죽음 앞에서, 방문객들은 생과 사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일상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바라나시에서 얻는 영적 성찰 - 가트 뒤편의 뱅갈리 토라(Bangali Tola)라 불리는 미로 같은 좁은 골목길도 바라나시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곳은 작은 사원, 주택, 가게, 그리고 소들이 뒤섞여 있는 현지 주민들의 생생한 삶의 터전이다.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영적인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수천 년 동안 변함없이 이어져 온 힌두교도들의 깊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은 물질적 풍요가 절대적인 가치가 아닐 수 있다는 질문을 던진다. 결국, 바라나시는 ‘세상에서 가장 더럽지만,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철학적인 도시’로 기억된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근본적인 인간 존재와 구원에 대한 질문을 안고 돌아오게 하는 ‘영적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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