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이 좋다

19. 이 겨울이 좋다.

by 김근회

19. 이 겨울이 좋다.

사위가 쉬는 날이라 세 식구가 농원에 들어갔다. 지난주에도 1박 하고 나왔을 때 눈이 오더니 이번에도 밤새 눈이 많이 왔다. 농원 맞은편 밭이 썰매 타기 딱 좋은 곳이다. 넓은 밭이 적당히 경사져서 위험하지 않고 적합했다. 2인용 썰매를 구입해서 들어갔다. 세 식구가 신나게 썰매를 탔다. 5살 손자는 처음 경험하는 썰매가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 옥구슬 구르는 웃음소리가 동영상으로 전해졌다.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눈싸움도 해보니 얼마나 행복했겠나!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나서 피곤하니 꿀잠에 푹 빠졌단다. 딸 가족들이 아무도 없는 눈밭에서 코로나 19의 위험도 벗어나 마음껏 놀 수 있게 돼서 너무 좋다. 이튿날 오전에도 손자는 눈썰매를 타고 나왔단다. 농막을 잘 지었다는 생각을 더 할 수 있었다.

딸이 농막에 뜨거운 물이 안 나온다고 했다. 온수관이 얼었다. 소한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데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전전날 처남이 들어갔다가 나올 때 온수를 똑똑 떨어지게 해야 하는데 잊었단다. 처남이 전문가를 불러 녹여내었다. 바로 녹일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압력밥솥을 이용해서 뜨거운 김을 호수를 통해서 쏘여 녹여냈다고 한다. 해마다 1년 중 가장 추운 이때쯤 약국 하수구도 얼어 곤혹을 치르는데 좋은 방법을 배웠다. 한 번 하수구가 얼면 보름에서 1달 풀리지 않아 불편했었는데 이젠 고생 안 해도 되겠다. 결빙 녹여내려고 사람 부르면 몇 십만 원이 나간다. 스스로 결빙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알았으니 평생 배워야 한다. 얼기만 해 봐라. 바로 녹여주리라.

딸 가족들이 나오고 이어서 처남 딸들이 친구들과 들어갔다. 마음껏 떠들고 놀 수 있으니 좋았을 것이다. 도시에서 이웃에 폐가 될까 봐 마음 놓고 소리 지르고 노래 부르고 할 수 있겠는가? 젊은 기운을 마음껏 발산하고 놀 수 있는 장소가 되니 농막의 쓰임새가 나날이 늘어난다. 이 겨울에 농원의 농막은 오 남매의 가족들이 힐링 장소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소한이 지나고 영하 19도로 최강 추위가 왔다. 출근하니 역시 상 하수도가 다 얼었다. 오후에 아내가 나오더니 개수대에 물을 부어 놓았다. 한참 후에 하수구가 뚫렸다. 생활의 지혜는 나보다 아내가 훨씬 낫다. 난 예년과 같이 고생해야지, 하고 아무런 조치도 안 했다. 상수도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저녁에 뚫렸다. 추위는 계속 맹위를 떨치는데 이게 웬일인가 했다. 해마다 한 번 얼면 쉽게 풀리지 않아 고생했는데 의아한 상황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날씨가 춥다고 석유난로 수위를 더 올리고 전기 필름 난방을 더 올려서인가 실내 온도가 올라가서 해빙되었나 보다. 앞으로 얼면 하수구에 물을 붓고 실내 온도를 많이 올리면 되겠다. 석유값을 더 지불하고 전기세를 좀 더 쓰면 되겠다. 압력밥솥 해빙 방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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