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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한솔 Oct 30. 2023

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남산 구간>

백범 광장~목멱산 봉수대~남산 정상~나무계단길~장충체육관 뒷길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 발간 기념, 한양도성 전 구간 기획 순성.

한양도성 남산 구간 정상까지야 부연설명이 불필요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 명소다. 다만, 정상을 기점으로 내려가는 길 및 장충체육관 뒷길의 한양도성 순성길은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다. 그런데 여기 구간이 찐이다. 낙산 구간과 더불어 필자가 가장 사랑하는 구간을 오늘 소개해 드리겠다.



한양도성 남산(목멱산) 구간

백범 광장 ~ 한양도성유적전시관 ~ 봉수대 ~ 남산 정상 ~ 남산 동쪽 나무계단길 ~ 장충체육관 뒷길




백범 광장 일대, 한양도성유적전시관

- 한양도성 대표 포토스폿

회현역에서 가까운 입구로 들어가 좌측 둘레길이 아닌 우측 성벽길로 가면 바로 나온다. 필자의  저서 <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 표지를 장식한 그 장면이! 긴 성벽을 뒤로 N서울타워가 보이며 좌우에는 나무와 숲이 어우러져 보인다.


 인스타에도 올리기 좋은 이견 없는 아름다운 장소다. 서울시 홍보대사 BTS도 이를 배경으로 홍보 포스터를 촬영했을 정도. 순성 처음부터 센 거 보며 시작한다.

언덕을 오른 뒤 뒤돌아 봤을 때의 경치도 멋진데, 사실 이곳은 밤 명소이기도 하다. 다만, 힐튼호텔은 영업을 종료해, 거기서 나오는 불빛을 볼 수가 없다. 남산 구간은 아름다운 광경은 쉬어가는 곳이 없이, 도입부터 종료까지 어디서나 환상적이다.


- 백범 광장 일대

이내 백범광장으로 들어섰다. 일제강점기 조선신궁이 있던 자리로, 이를 백범 김구와 성재 이시영 선생의 동상,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동상이 있는 등 독립운동가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앞서 봤던 성벽들이 여기서는 볼 수 없는데, 지형 훼손이 심해 원형을 살릴 수 없는 구간에는 성벽이 지나던 자리임을 알 수 있도록 바닥에 흔적을 표시돼 있다. 남산 정상으로 향하는 도보길에 바닥 돌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나무 사이로 보는 N서울타워 방면 풍경도 매우 아름답다.


- 한양도성유적전시관

서울시는 2013년 한양도성 보존 관리 사업의 일환으로 이 일대를 발굴했는데, 발굴 결과 땅 속에 묻혀 있던 성곽의 기저부가 매우 양호한 상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양도성유적전시관은 2020년 가을에 개장, 한양도성 성벽과 각자성석, 방공호 등을 볼 수 있는 야외 전시관이다.

처음에는 지붕이 멋없다고 생각했는데. 성벽 여장의 빗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는 등 여러 기능을 하는 옥개석을 형상화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안내 표지판에 이를 설명하는 문구를 넣어  많은 시민들이 이를 알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참고로 여기서는 때론 행사도 개최되며, 한양도성 스탬프 투어나 완주인증서 발급도 이뤄진다.



남산 등정과 목멱산 봉수대 터

한양도성 순성길 남산구간은 어느 방향을 시작점으로 해도 균등하게 힘들더라. 계단이 다소 있어서 그런 듯. 그러나 경치가 워낙 훌륭해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힘들지 않았다.


 봉수대 가기 전 '잠두봉 포토 아일랜드'라는 도심 광경을 볼 수 있는 전망 지점이 있는데, 사실 여기가 아니더라도 남산을 등정하는 가운데 도심 광경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언제 봐도 늘 자물쇠로 빼곡한, 남산의 명물 '사랑의 자물쇠' 지역을 지나면 목멱산 봉수대 터가 나온다.


- 목멱산 봉수대 터

조선시대 전국팔도에서 올리는 봉수의 종착점이 목멱산 봉수대였다. 1423년부터 1895년까지 500년 이상 존속했다 사라졌는데, 지금의 봉수대는 1993년에 추정 복원한 것이다.


 이날은 봉수대에 대한 설명을 전하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는데, 아이들에게 특히 매우 유익해 보였다.

 봉수대는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의 네 곳의 인증숏 장소 중 한 곳이다. 인증을 위해 평소 안 찍던 셀카를 한 장 찍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남산 정상(남산 팔각정, 서울 중심점)

남산 팔각정 자리는 조선시대 국사당(國師堂)이 있던 자리로, 조선 태조는 남산을 목멱대왕으로 삼고 이 산에서는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는 국가 제사만 지낼 수 있게 하였다. 1925년 일제가 남산에 조선신궁을 지으면서 인왕산 기슭에 옮겨졌고, 제1공화국 때에 원 국사당 자리에 탑골공원 팔각정과 같은 모양의 정자를 짓고 이승만 대통령의 호를 따 ‘우남정’이라고 하였다가 4·19 혁명 이후 팔각정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정상에는, 아래에서 작게 보였던 해발 480m의 N서울타워 있다. 1969년 수도권에 TV와 라디오 전파를 송출하는 종합 전파탑으로 세워졌다가 1980년부터 일반에 공개됐다고 한다. 지금의 타워는 대대적인 보수를 거쳐 2005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 남산 정상과 서울 중심점

맑은 가을 하늘 날의 남산 정상은 역시나 역시였다. 서울 도심 전경을 보니 등정의 피로가 말끔히 풀리더라.


여러분은 서울의 한가운데는 어디인지 아시는가? 위성항법장치(GPS)로 측량한 결과 서울의 지리적 중심점이 남산 정상부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다. 정상 전망 데크의 우측 편에 서울의 중심점임을 표시하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으니 정상에 오른다면 이것도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남산 성벽과 한양도성 순성길

한양도성 순성길로 안내된 길이 아닌 성벽 따라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길게 이어진 성벽 몸체가 보인다. 조선 초기에 지은 오래된 성벽돌로 구성돼 있는데 예스러움에서 오는 멋이 대단하다. 아쉽게도 출입통제 구역이라 이 성벽을 따라가지 못하며, 다시 되돌아 올라가 순성길로 안내된 곳으로 가야 한다.


그렇지만, 옛 성벽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 위해 다시 올라가더라도 성벽 보고 가시길 권해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올라오는 길에 성벽과 나무와 꽃, N서울타워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도성의 수많은 아름다운 포토스폿 중에서도 내가 손에 꼽는 지점이다. 맑은 하늘에 살짝 물든 단풍 배경이라 더 아름다웠다.


- 남산 동쪽 나무계단길로 가는 한양도성 순성길

그 많던 정상의 사람들은, 주로 여러 갈래의 둘레길로 하산하는 듯하다. 이곳 숲 속의 순성길은 인적이 드문데, 그래서 더 좋다. 고요한 숲 속 길을 걷노라면 마치 천국 길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남산 구간의 대표적인 숲 속 힐링 길이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이 길의 끝에는 남산 동쪽 나무계단길로 이어진다.



남산 동쪽 나무계단길

나무계단길 정상 지점에는 성벽과 도심 전망을 볼 수 있는 지점이 나오는데, 한 주 더 늦게 왔으면 울긋불긋, 단풍과 은행으로 그 풍경이 빼어났을 것이다. 아름다운 조망 장소다.


이제 나무계단길로 내려가면 되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보수공사로 진입이 불가했다.

남산의 동쪽 능선을 따라 조성된, 나무 계단길을 따라 길게 이어진 성벽은 태조 시기 축성된 것으로 600여 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초축 당시의 모습을 유지한 성벽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 그러면서도 조선 중기 및 후기의 성벽으로 보수된 곳도 있어 시대별 성벽돌을 한눈에 볼 수도 있어, 필자가 남산구간 성벽길의 하이라이트 지점이다.


 아쉽게 이번에는 못 봤지만, 다음에 또 오면 되니까.



장충체육관 뒷길(다산 성곽길)

남산을 하산하면 국립극장이 나오며, 여기서부터 반얀트리 호텔 중심부까지는 성벽이 끊겨있다. 여기쯤 오면 몸이 좀 지칠 수 있을 것인데 그럴 때 국립극장이나 반얀트리호텔 일대의 예쁜 조경을 보며 쉬어가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호텔 안 분수대 왼쪽 옆에 순성길로 나오는 문이 있으니 참조하시면 되겠다.


- 다산 성곽길

본격적인 성벽길 평지부의 석성은 대부분 세종 때 새로 쌓은 것인데, 옥수수알 모양으로 다듬은 돌을 사용했으며. 상대적으로 큰 돌을 아랫부분에 놓아 균형을 유지했다.

 

 내부 순성길 언덕에서 보는 광경도 훌륭하다. <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 원작 브런치북의 표지 사진을 찍은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성 바깥의 외부 순성길로 걸었다.

좌측의 성벽을 따라서 우측의 고즈넉한 마을을 보면서 걸으니, 근심걱정은 사라졌다. 행복한 기운을 만끽하며, 예쁜 풍경 보면서 그저 걷기만 했다.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물며 여기를 걸으면 마음이 고요해지며 펑안이 찾아온다.


 한양도성 성곽길 중 어디가 좋으냐고 물을 때,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을 고려한다면 낙산 구간을 추천하지만, 계급장 다 떼고 순수하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순성길은 바로 여기 다산 성곽길이다. 



 아주 짧은 길은 아니지만, 늘 체감상 아주 짧은 거리로 느껴진다. 금세 종착지인 장충체육관 뒤편에 도착, 길 건너 흥인지문 구간으로 진입하는 골목을 보는 건으로 한양도성 남산구간 순성을 마쳤다.






걷는 내내 행복했다. 그동안 남산 구간을 찾았을 때는 조금 흐리거나 미세먼지가 자욱한 때가 많았다. 그래도 좋았는데, 맑으며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 날씨에 걸으니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정말 행복했다. 내가 느낀 감정을 많은 분들이 경험했으면 좋겠다. 특히 삶에 지치고, 어려움에 처하신 분이라면 한양도성 남산구간 걸으며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보내시길 권해드린다.




한양도성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고 가신다면 더 풍성한 탐방이 되실 것이다. 필자의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도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https://brunch.co.kr/brunchbook/hanyangdoseong

https://brunch.co.kr/@greatpine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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