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상처가 남는다는 것.
'또..'
팔뚝에 멍이 들었다.
푸르댕댕하고도 검은빛이 도는 색 주변으로
터진 핏줄의 흐릿하지만 노란빛의 경계선이 보인다.
거울 속에 비친 눈동자를 바라보니
동공은 빛을 잃어 흐리멍텅하고
초췌한 몰골이 말이 아니다.
욱신거린다.
뜨거운 물로 땀과 먼지를 씻어내니
희뿌연 수증기 사이로 보이지 않던 상처가
붉은 반점처럼 피어오른다.
오늘도 그랬다.
정신없이
꺾고 조르고 짓이기고 압박하고 부러트리고 망가트리고
그러고 나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있으니
긴장이 풀어지며 아픔이 몰려온다.
몸이 아픈 것일까
마음이 아픈 것일까
아니면 그 둘 다 일까
술은 좋아하지 않아 취하기는 글렀고
담배는 끊은 지 오래라 가슴한켠 구멍조차 메우기 힘들다.
이럴 때면 깊어지는 밤이 참 고독하다.
강하고 단단해진다는 과정의 뒷면에는
아프고 공허하다는 부작용이 뒤따른다.
그 둘은 동전처럼 앞뒤가 함께하기에
얌체처럼 하나만 취할 수가 없다.
머리를 감고
이를 닦고
몸을 씻고
수건으로 털고
머리를 말리고
의자에 앉는다.
오늘 했던 일들을 체크하고
붉은 펜으로 슥슥 줄을 긋는다.
그 순간
손등 위에 얼기설기 덧댄 듯
보기 싫은 흉터가 눈에 들어온다.
아마 온몸 곳곳에 이런 흉터가 훈장처럼 있을 것이다.
자긍심을 느끼기엔 아직 하찮은 업적이라
치켜세우기 참 민망하다.
일지의 마무리를 뭐라고 적을까 고민을 하다가
무슨 자신감인지 이렇게 써 내려간다.
치열하게 싸워왔다고.
눈앞에 마주하는 걸 피하지 않고
처절하게 싸워왔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매트 안에서도, 매트 밖에서도
나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