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파란

카툰 ‘나사’ 그리고 조월의 음악 ‘어느새’

20대 중반에 알게 된 이 두 작품은

내 삶을 송두리 채 바꿔놓았다.


우울과 절망 그 어딘가 사이의 애틋함.

앞선 작품들은 두 감정을 시소처럼 넘나들며

그 아련함을 그려내고 있다.


나는 그 감정들을 사랑한다.


허나 아쉽게도 나는 그림을 그리는 재능이나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재능이 없다.

단지, 글로써 내 감정을 묵묵히 담아내고

감정을 숨기지 않고 또렷하게 적어내려 한다.


무언가를 슬프게 바라보고 우울한 것은

글을 쓸 때 나에게 영감이 되어주었다.

대개 많은 사람들은 내 글을 좋아하진 않겠지만


나는 알고 있다.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음을

그건 욕심인 것을.


하염없이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다작 속에서 수작이 나온다고 평소 생각은 하지만

많은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보다 더 어려웠다.

특히 내 생각을 글로 담아내려 노력할수록

내 언어의 한계에 계속 부딪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방향을 틀어봤다.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주짓수라면

조금은 더 매끄럽게 글이 써지지 않을까

그렇게 딱 10화까지만 마무리 지어보자고

스스로 다짐하고 시작했었다.


이제 그 짧은 여정을 마칠 시간이다.

10화라는 다소 1박 2일의 짧은 글 여행이지만

아쉬움이 남을 때, 비로소 여행은 완성된다고 본다.

무언가를 가득 채우고 비우기는 쉽지만

늘 적당선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내 작품이 세상을 바꿔놓으리라 생각은 안 한다.

앞서 소개한 ‘나사’와 ‘어느새’라는 작품도

그저 만든 이의 감정과 진정성에 충실했을 뿐

그걸 접한 내 마음이 움직였던 거고

결국 내 세상을 조금씩 바꿔놓았다.


당신에게 푸른 매트 위는 어디일까?

누군가에겐 침대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일 수도 있고

혹은 이 세상 전부일수도 있다.


잠시동안 나는 이 여행의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그동안은 여독을 풀고, 강아지와 산책하며

지쳐있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돌봐주는 동시에

임종을 앞두고 있으신 아버지 곁을 보살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짧게나마 나의 글을 봐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리며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길 바란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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