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파도처럼

흘러라, 얽매이지 말고.

by 파란

"물의 호흡 제11형"


'잔잔한 물결'


종종 즐겨보는 '귀멸의 칼날'에서

한 캐릭터가 멋있는 기술을 쓴다.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듯 하지만

범위 내에 들어오는 상대방의 모든 공격을

잔잔하게 모두 방어해 내는 기술이다.


공격이 막힌 빌런은 당황하며 허둥거리다

이내 목이 베어 넘겨져 패배하고 만다.


종종 주짓수 스파링 도중 가드를 잘하는 상대를 만나면

도통 어떻게 제압을 하고 뚫어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만화에서 보던 빌런이 느끼던 마음은 이와 비슷하게

완전무결한 방어에 가로막힌 기분일 거다.

물처럼 유연하면서도 흐르듯 막아내는 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낼 때가 많다.


이런 면에서 주짓수는 참 물과 같은 무술이다.

때로는 잔잔하면서도, 어떨 때는 매섭게 파도처럼

상대를 몰아치며 집어삼키기도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잔잔한 물결이 될지

모든 것을 집어삼킬 쓰나미가 될지는

기술을 쓰는 이의 마음과 태도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언젠가 이소룡이 말했다.

‘물이 되어라’


이는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라는 통찰력이 깃든 조언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늘 스파링에 임하기 전에 다짐한다.


물처럼 유연하게, 파도처럼 맹렬하게

막힘없이 춤추듯이 움직여서

상대방을 다치지 않게 제압하자.


그것이 곧 우리가 바라는 ‘유술가’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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