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삑삑삑'
따뜻한 아침,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른다.
유독 오늘따라 그 소리가 경쾌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체육관은 땀냄새와 매트냄새가 아우러진
특유의 분위기와 느낌으로 가득하다.
매트 위에 가방을 올려놓고 불을 킨다.
창밖에서 내리쬐는 햇빛이 푸른 매트 위에서
어지러이 흩어져 비추는 모습이
꼭 바다를 연상케 한다.
'위잉-'
언제나 그랬듯, 가장 먼저 청소기를 꺼내 들어
매트 위를 깨끗하게 밀기 시작한다.
엉겨 붙은 머리카락, 군데군데 떨어진 땀방울
그리고 어떤 이의 테이핑 부스러기까지..
내 기억 속 한켠에, 우리 관장님은
늘 아침에 체육관에 누구보다 먼저 오셔서
다른 이들을 위해 매트를 청소하고
정갈하게 정리를 하시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그 모습을 닮아가는가 보다.
누군가의 흔적을 지우고 청소하는 것은
내일을 위해서 무언가를 정리하고 비운다는 것과
매우 비슷한 느낌이 든다.
청소하고 지우고 정리하고 비워내지 않으면
우리는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기가 힘들다.
애써 외면하고 넘어간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그 먼지들과 잡념들이 내 발목에 채인다.
'안녕하세요 사범님'
잠시 사색에 잠겨있던 나를 깨우는 목소리.
아, 사람들이 하나둘씩 인사하며 체육관에 들어온다.
차가웠던 체육관 공기가 사람들의 온기로
조금씩 따뜻해지며 웃음이 채워지기 시작한다.
창문 사이로 바람은 스며들어오고
사람들은 일상적인 얘기들로 재잘댄다.
비워내고 덜어낸 마음의 자리에
일상의 자잘한 것들이 채워지는 순간들
기쁨과 슬픔, 고통과 인내, 시기 질투
사랑 배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하루 등등
온갖 감정들과 짐들이 한데 어우러져
당신을 강하게 짓누를지라도
땀 흘리고 구르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당신도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넓게 펼쳐진 수평선 같은
푸른 매트 위에서.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