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Life 아쿠아리움 & Wild Life 동물원
이름에서 애잔한 사랑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달링 하버(Darling Harbour)는 실제로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한 지명으로 기대했던 로맨틱한 스토리가 없어 조금은 아쉬움이 있었다. 달링 하버에는 3가지 대표적인 관광지가 있다. Sea Life Sydney Aquarium(이하 아쿠아리움)과 Wild Life Sydney Zoo(이하 동물원), 그리고 Madame Tussauds. 어린 딸들에게 아직은 별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 마담 투쏘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곳을 방문했다. 우리 가족은 각각 다른 날에 방문했지만 두 곳은 한 장소에 연이어 있고 심지어 출입하는 입구도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며 한 날에 방문하는 것이 좋은 곳이다.
여행지 숙소를 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조식이다. 평소에는 잘 챙겨 먹지도 않는 아침식사를 호텔에서는 왜 그렇게 소중히 여기게 되는 것일까? 여행이라는 기분을 만끽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시드니에서 묵었던 Rydges World Square Sydney Hotel은 조식은 매우 불만족스러운 곳이었다. 6번의 식사를 하는 동안 메뉴는 별반 달라지지 않아 늘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는 지루함을 감내해야 했다. 그런 이유로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기 위한 조식이기보다는 하루를 보내기 위한 에너지를 얻기 위한 필수적인 행위의 아침식사가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아침식사 때마다 큰 불평 없이 잘 먹어주었다. 아쿠아리움을 가기 위한 날도 두 아이와 함께 조식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아쿠아리움을 가기 위해 선택한 교통편은 버스였다. 걸어도 17분 버스를 타도 17분 걸리는 장소이기에 버스를 탈 필요는 사실 없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신기하고 한국 버스와 비교할 수 있는 시드니의 버스는 딸들에겐 훌륭한 체험 거리였다. 참 빠른 세월에 어느새 어른이 되고 아빠가 되어 앞만 보고 달리면서 세상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잃어버리고 늘 효율과 가성비를 먼저 떠올리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유명한 관광지인 시드니의 대표적인 아쿠아리움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가졌었다. 왠지 스케일도 남다를 것 같고 그동안 보지 못한 수많은 종류의 다양한 바다 동물들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드니 아쿠아리움은 그 기대를 전혀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시설은 많이 낙후됐고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의 경험을 뛰어넘지 못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아쿠아리움을 이미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굳이 방문해야 하는 must-visit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아쿠아리움에 비해 동물원은 그나마 추천할만하다. 우리가 한국에서는 접할 수 없는 코알라와 캥거루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방문했던 타롱가 동물원은 야외에 제법 큰 규모의 동물원이었던 반명 Wild Life 동물원은 실내 동물원이다. 규모 면에서는 많이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알라를 정말 근접해서 확인할 수가 있는 장점이 있어 꼭 한 번 방문하길 추천하는 장소이다.
방문한 날은 달랐지만 방문 후에 한 일은 동일했다. 1일 1놀이터. 우리 가족은 달링 하버에서 멀지 않은 달링 쿼터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