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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g Oct 21. 2021

Sydney to Gold Coast

또 보자 시드니~ 

  충분히 길 것 같았던 6박 7일의 시드니 일정이 끝나는 날을 맞이했다. 전날 밤 대부분의 짐을 싸 두었고 이동 중에 식사를 잘 챙길 수 있을지 모르기에 일주일 내내 한 두 메뉴를 빼곤 늘 같았던 조식이지만 좀 더 든든하게 먹어두었다. 아쉬운 마음을 가슴에 한가득 담고서 체크아웃을 한 후 백팩을 메고 여행 가방 4개, 그리고 유모차를 끌고 다시 공항을 향했다. 호주 여행의 두 번째 여행지는 황금해안(Gold Coast)이다.


  거의 매일 이용했던 MUSEUM역으로 갔다. 무생물에게도 정이 든 것인가? MUSEUM역과의 작별도 슬퍼지려 했다. 국내선 이용을 위해서는 시드니 공항 Terminal 2로 이동해야 한다. 오후 1시 10분 출발하여 1시간 20분 뒤인 2시 30분에 골드코스트 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Virgin Australia 항공을 이용했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결제를 했다. 우리 4 가족의 항공료는 AUD482(당시 환율 약 40만 원)이었다. 24개월이 안된 막내는 비행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당시 수화물 기준은 성인, 소아 모두 23kg 1개씩 가능했고 기내 반입도 7kg까지 가능했다. 유아는 무료 수화물 제공은 안 되지만 유모차를 기내에 반입할 수 있다. 


  시드니 공항 국내선을 이용하면서 여행족이라면 웬만한 사람은 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PP카드(Priority Pass)가 매우 유용했다. 보통은 라운지에 입장하여 라운지에 준비된 변변찮은 음료나 간단한 음식을 먹는 형태인데 시드니 공항 국내선에서는 출국장 내부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었다. 2장의 PP카드로 우리 4 가족이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전망도 좋아서 오가는 비행기들을 다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참 좋아했다.


  연착 없이 비행기는 제시간에 골드코스트 공항에 도착했다. 골드코스트에서부터 우리 가족은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렌터카 사무실까지 우리 가족을 데려다 줄 셔틀을 타고 이동하여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차를 받았다. 행정 절차 진행을 하면서 한국인의 놀라운 일처리 속도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줄이 늘어서 있어도 개의치 않고 꼼꼼히 모든 걸 천천히 진행한다. 여행지에서 익숙히 경험해왔기에 그 나라 문화려니 하고 기다리는 게 당연했지만 재미없는 장소에 오래 있는 걸 참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함께인지라 야속한 마음이 들었다. 차를 빌릴 때면 가끔씩 한 단계 무료로 업그레이드되는 경우가 있다. 4 식구가 렌터카를 이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내심 기대를 했지만 무료 업그레이드는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차를 받고 카시트를 장착하고 출발하려는 즈음 둘째에게서 구수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오래 지체되어 이젠 나와 아내도 지쳐있었지만 그냥 그런 순간이 재미있어 웃음이 절로 나왔다. 화장실에 들어가 뒤처리를 하고 보송보송한 새 기저귀로 갈아주고 드디어 출발! 어색한 오른 좌석 운전에 온 몸에 긴장감이 맴돈다. 여러 번 경험해 봤으나 오른 좌석 운전은 항상 긴장이 되고 익숙해지기까지 하루 이틀은 필요하다. 바싹 긴장한 상태로 안전하게 운전하여 숙소에 도착했다. 

  

  호주는 숙박 시 인원 기준이 엄격하다는 블로그 글을 읽고서 고민을 많이 했다.(시드니에서는 한 방에 4명이 허용이 됐는데 골드코스트는 왜 달랐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4 식구인 경우 어른 아이 구분 없이 투베드룸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숙박비가 2배 차이가 난다. 여행지에 도착해서 곤란한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투베드룸을 예약했다. 그러나 우리 가족은 두 번째 방은 빨래 말리는 공간으로만 사용했다. 어린아이들을 따로 재울 수가 없고 아이들은 서로 엄마 옆에서 자려하여 한쪽으로 몰 수가 없어 침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마지막에 내가 누워야 했다. 침대가 퀸 사이즈로 크지 않아 우리는 방향을 90도 돌려 누워 자야 했다. 나는 발이 침대 밖으로 삐져 나갔다. 골드코스트에서의 6박은 그렇게 너무 힘들었다. 하물며 체크인 시 직원들은 우리가 몇 명인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았기에 묵는 6박 7일 내내 쓸데없이 비싼 숙박료를 지불한 것 같아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 구글맵을 통해 근처 평점이 높으면서 아이들 먹을만한 식당을 찾았다. 숙소 바로 옆 건물에 일식집을 찾아 이동했다. 골드코스트의 높은 물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비쌌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주어 기분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당장 필요한 생필품들을 사기 위해 근처 마트에 들렀다가 산책하듯 숙소로 돌아와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질 골드코스트에서의 일정을 기대하며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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