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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초이 Oct 31. 2020

요즘 집에서 뭐해 18. 계절의 변화 모으기

집에만 있어서 무기력할 때 뭐하면서 보내는지 공유해주라



18

계절의 변화 모으기




오래간만에 산 끝자락이 또렷하게 보일만큼 하늘이 맑았다. 노랗고 빨간 나무들도 꽤 보이기 시작했다. 미세먼지가 심해 창문을 닫아둔 며칠 사이 가을이 성큼 찾아온 듯했다. 아직 가을 옷을 다 개시하지도 않았는데 금방 겨울이 올 것만 같다. 벌써 11월이 오는 걸 보니 올해가 빠르게 지나갔다 싶으면서도 연말을 앞두고 살짝 설렜다. 막상 하루하루가 아쉬운 12월보다는 설레는 11월을 좋아한다.


이 전에는 몰랐지만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눈에 많이 잡힌다. 우연히 클래식 영화 줄거리를 알게 되었고 영화 속 김광석 노래를 듣게 되었다.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 오래된 무드와 아련한 감성들이 묻어있다. 그리고 이제는 따뜻한 커피를 내려마실 때가 되었다. 고소한 가을 원두도 넉넉히 사두고 오래된 재즈나 카페에서 나올법한 플레이 리스트들을 하나 둘 찾아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올해 여름에는 스텔라 장, 청하, 악동뮤지션 등 상큼한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허스키한 목소리를 찾아 듣게 되니 계절에 따라 손이 가는 것들도 달라진다.


12월 초부터는 일찍 캐럴을 틀어야 한다. 이제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워두진 않지만 캐럴이 연말의 분위기를 내내 느끼게끔 해준다. 무엇보다 제일 좋은 건 골목마다 붕어빵이나 군밤 같은 길거리 군것질 거리가 따뜻한 냄새를 풍긴다. 몇 천 원씩 지폐를 가지고 다녀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가을과 겨울 계절의 변화를 하나씩 모아 올해를 충분히 즐기며 보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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