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담아 응원할게요. 오래 오래..
오후 강의라 오전 시간에 여유를 부렸다. 블로그 이웃님 한 분과 댓글을 주고받는 과정을 몇 번 하다 눈물을 훔쳤다. 그녀가 우울하다는 댓글을 달았고 난 그녀의 블로그로 가서 최근 글 몇 편을 자세히 읽었다. 늘 긍정적인 글을 올려서 그런 줄 알았고 약간의 힘듦이 느껴지는 글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분이라 우울감을 느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마음이 힘든 게 보여서 위로를 주고 싶었다. 그분의 상황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나의 댓글에 감사하다며 기분이 좀 나아졌다고 했다. 마침 학점은행제 학생들에게 공지글을 올리면서 나태주 시인의시 ‘사랑’을 먼저 띄우고 공지글을 올렸기에 시인의 시가 떠올랐다. ‘사랑’을 그녀에게 적어 보내며 내 마음도 함께 전했다. 그리고 강의 나갈 준비를 하느라 댓글을 읽지 못했고 지하철을 탄 후 읽었다.
나의 댓글에 많이 울었고 감동의 눈물이라고 했다. 많이 울었으니 이제 웃을 일만 남았겠다는 댓글과 함께 오래오래 많이 웃고 싶다고 했다. 내가 보내준 따뜻한 위로의 말에 추웠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면서 나의 마음을 오래 깊이 담아두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에 나도 눈물이 나왔다. 손으로 눈물을 닦으면서 그분의 마음을 생각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았다. 자신의 감정이 힘들어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한다. 그 울음을 꾹꾹 눌러 쟁여두었다가는 나중에 어떤 큰일을 겪을지도 모른다.
많이 울었으니 이제 많이 웃을 일만 남았다.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다. 나도 40대 후반에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의 나라면 글을 쓰거나 누구에게 터놓고 속 얘기를 할 텐데 그때는 그러지 못했다.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하려 했고 나의 힘듦을 타인이 아는 것이 싫어서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행동하며 살았다. 친정 식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마음은 곪아가는데…….
그녀가 혹시 그런 상황이 아닐까 해서 걱정도 되고 마음이 쓰인다. 강의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도 그녀 생각에 머리가 꽉 찼다. 그녀가 별일 없이 우울감에서 벗어나 따뜻한 봄 햇살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사랑
-나태주-
너 많이 예쁘거라
오래오래 웃고 있거라
우선은 너를 위해서
그다음은 나를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너처럼 예쁜 세상
네가 웃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좋은 세상이겠니!
마지막 댓글은 이렇게 달았다.
사랑을 담아 응원할게요.. 오래 오래..^^
사진출처 : 다운증후군 화가 이종석 알베르또님 그림을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