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점_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한 베티가 그림을 전시할 정도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뭉클한 그림책입니다. 선생님이 얼마나 멋진지, 점만 찍은 아이의 도화지에 이름을 쓰게 하고 액자로 만들어 작품처럼 전시를 해 놓았지요. 그곳에서부터 아이의 흥미와 꿈, 도전의식이 자랐을 겁니다. 점이라는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굉장한 도전으로 만들어주었어요. 나중에 베티가 자신을 그림을 부러워 하는 아이에게, 선생님이 했던 것과 같이 “한번 그려 봐.” 하고 제안을 하는 부분이 참 뭉클했어요. 둘찌도 점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고 자기가 그린 그림도 작품이 될 수 있음에 조금 자신감을 가져본 밤이었습니다.
2. 이상한 하루, 이상한 동물원_ 오랜만에 연수 작가 그림책을 읽었어요. 이상한 하루는 횟집에서 탈출한 생선과 해산물들이 봄 풍경에 녹아들고, 이상한 동물원은 동물원에 있어야 하는 동물들이 여름 풍경 속에 스며든 작품이지요. 인간의 눈에는 아무렇지 않아도, 사실은 그 생물들이 동물원이나 횟집이라는 곳에 있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니까요. 그림책으로나마 잠시 그들에게 자유를 준 부분이 뭉클함을 자아냈습니다.
*새 책을 소개할 땐 안내된 읽기(guided reading)을 해 보자.
M. Clay의 Reading Recovery나 한국의 초기문해력 지도 프로그램인 ‘읽기 따라잡기’에서도 새 책을 소개할 때 ‘안내된 읽기’를 중요시 합니다. 이 부분을 가정에서도 아이에게 새 책을 만나게 할 때에 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소개를 해 봅니다.
새 책을 소개할 때 책과의 산책(walk through the book)을 해 보시면 좋습니다.
표지를 살피며 책의 제목, 작가와 삽화가의 이름을 읽어보고, 내지의 그림을 훑어 보기도 해요. 그림을 훑어 보며 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측해보도록 하면 됩니다. 아이의 배경지식에 이미 그림책의 주제나 내용이 있다면 경험이나 이야기를 떠올려 보게 해주세요. 아이가 책을 친밀하게 느끼기에도 좋고, 의미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책에 나오는 아이가 새롭게 접하게 될 단어의 뜻과 읽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 때에 책에 계속 반복되는 표현이 등장한다면 그것에 대해 미리 알려줄 수도 있어요. 한글 읽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는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글을 더듬더듬 읽어 나가는 친구들은 관용어나 의성어, 의태어를 굉장히 어려워 하거든요. 사실 이런 어휘들이 글자들로 보면 초성, 중성, 종성이 모두 합쳐있는 경우도 많고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형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일이 많습니다. 한 글자씩 더듬거리며 읽으면 의미 이해가 쉽지 않지요. 그럴 때 부모님과 미리 어휘의 뜻이나 사용되는 예를 실제로 익혀 보면 나중에 그 단어를 만났을 때 한번에 쉽게 읽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의미 이해에도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어요.
책을 읽기 전에, 이렇게 책을 먼저 훑어보며 아이가 가진 사전 경험이나 배경지식과 연결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그림책의 이해 및 의미 구성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아이랑 새로운 그림책을 읽게 되신다면, '안내된 읽기' 방법을 적용해 보세요. 책과의 산책없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읽어 주실 때 보다, 아이가 흥미있게 그리고 잘 이해하며 그림책의 세계에 풍덩 빠져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