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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May 06. 2024

전집이 꼭 필요할까요?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7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날씨 상점_ 신비한 비늘 언덕 마을에는 신기한 상점들이 많습니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두더지인 두두지 씨가 주인인 날씨 상점! 날씨 상점에서는 날씨로 만든 온갖 물건을 팔아요. 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날씨 물건을 사고 싶어하는 동물 친구들이 찾아오고, 두두지 씨가 그에 맞는 물건을 건네 줍니다. 소나기 풍선, 안개빵, 바닷바람 모자, 뭉게구름 인형… 이름과 물건의 일러스트만 봐도 너무 귀엽고 따뜻한 느낌인데요. 이 그림책을 읽으며 둘찌랑 어떤 날씨 물건을 사고 싶은지 대화를 해 보았습니다. 아들같은 딸, 우리 둘찌는 번개를 사고 싶다고 했어요. 번개로 칼싸움을 하고 싶다나요?!


2. 출렁출렁 문어섬_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여름날, 야옹이 가족은 아침 일찍 기차와 배를 타고 문어섬으로 향합니다. 낚시섬에서 낚시를 하고, 식당섬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물놀이를 하고, 쉼섬에서 주스를 마시며 쉬지요. 그렇지만 문어섬에서 다들 가장 기대하는 건, 역시 먹물 놀이! 재미있게 놀이를 하고 마지막은 기념품까지! 여름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전집 말고, 찍게 하지 말고, 아이들에게 선택지를 주자!


 '한국의 전집 출판사가 낱권 판매를 하지 않는 이유로, 상업적인 이유 외에 교육적인 근거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라고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에서 김은하 작가는 전집에 대한 이야기기를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전집 읽기가 아이들의 독서문화에 일으키는 더 큰 문제는 나이에 따라 읽어야 할 분야가 있다는 믿음, 다독을 위해서는 전집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은연중에 부모와 교사에게 전파하고 있다’고도 말하고 있지요. ’독서교육계뿐만 아니라 교육학계에서도 전집을 지지할 만한 학술 논문이 단 한 편도 없다고 감히 단언‘한다고 말하며, 이런 방식이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독특한 읽기 경험‘이라고도 덧붙입니다.


 어쩌면 전집 문화는 아이들도, 부모들도 책을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것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요?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내가 어떤 스타일의 책을 좋아하는 지 모르는 아이가 자라 부모가 되고 또 다시 비슷한 패턴으로 독서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와 더불어 전집을 사면 독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믿음, 그 ‘제대로’ 라는 것은 다양한 주제의 독서를 해야한다는 교육적인 잣대만을 들이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요.


 김은하 작가는 같은 책에서 아이들을 찍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선택하도록 돕자고 말합니다.

 ’선택은 선택지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는 것, ’의미 있는 선택은 정보에 바탕을 둔 선택 informed choice’라고 말하며, 많은 학교나 다양한 기관에서 제시되는 권장도서 목록의 저자와 제목만으로는 아이들을 선택이 아닌 찍게 만든다고 비판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에게 의미있는 정보를 주고  책을 고르게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에서는 사서교사와 담임교사가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알려주는 부분 외에도 부모와 아이들이 참고할 수 있는 도서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요. 그 기준을 살펴보며, 아이에게 의미있는 선택지를 줄 수 있는 책육아를 할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고를 때의 기준은 학년이 아니라 ‘나’입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목적으로 읽는지가 중요합니다. 공부, 진로, 시험, 호기심, 휴식, 놀이, 시간 보내기, 기분 전환, 취미, 삶에 대한 반성 등 다양한 상황마다 다양한 독서의 목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 줄 필요가 있습니다.”


“자율적인 책 선택을 돕는, 좀 더 체계화된 전략으로 ‘북매치 BOOK-MATCH’가 있습니다. 이는 아이들이 책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북매치는 책을 선택할 때, ’책의 분량이 적당한가? Book length’,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로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나? Ordinary lanquage’, ‘책의 크기나 단어 수, 장의 길이 등 구조는 적절한가? Organization’ ‘책에서 다루는 내용 중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 있나? Knowledge to prior to book’, ‘이해할 수 있는 글인가?Manageable text’, ’적합한 주제인가? Topic appropriate’,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자기의 경험과 연관 지을 수 있는가? Connection’ ‘흥미가 있는가? High-interest’를 살펴보라고 합니다.”


 책을 선택하게 하려면 북매치 전략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부모나 교사가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선적으로 '나'를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많은 '책 경험'이 필요하겠지요. 그것을 통해서 내가 좋아하는 장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머릿속에 구축해나가는 시간들이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다른 장르나 주제의 책을 고르는 것을 시도해 보는 것도 해볼 수 있어야 하겠지요. 그렇게 의미있는 선택지를 주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부모님이 골라준 전집에서 책을 고르는 것 말고, 자신을 알고 읽기 목적에 따라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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