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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Feb 16. 2024

“그림 보지 말고, 글자를 읽어!”하고 계세요?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6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이유가 있어요_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아이들의 버릇들이 있어요. 예를들면 손톱깨물기, 다리 떨기, 코 파기 등등.


 이런 것들을 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귀엽게 항변하는 아이가 잘 드러나있는 그림책입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앙큼하고 귀여운 핑계에 불과하지만, 그림책에 담긴 아이의 말에 나름 또 설득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둘찌는 제가 읽어줄 때마다 “이거 다 거짓말이잖아.”라고 하지만, 은근히 읽으면서 공감과 나름의 위안을 받는 것 같달까요? 그래서 이 그림책을 잠자리 그림책 일기 시간에 자주 들고 오는 것 같아요.




*적극적인 그림 읽기가 필요한 이유!


 요즘 우리는 그야말로 그림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에 이모티콘으로 감정과 기분을 전달하는 것, 이미지가 가득한 유튜브를 보는 것, ppt로 이미지를 넣어 발표를 하는 것, 노선도를 보면서 지하철을 타는 것 등등. 그야말로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가 가득한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죠.


  이런 이미지들을 잘 느끼고 활용해야, 요즘 시대 상황에 적합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그림을 이해하며 잘 읽어나가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럼, 이런 적극적인 그림 읽기를 그림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나보면 어떨까요?


 그림책에서는 글과 그림이 상호작용을 하며 이야기를 열어 갑니다. 그림이 단순히 글을 설명해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훨씬 풍부한 이야기를 전달하죠.


 글에 없는 정보를 풍부하게 전달하기도 하며, 글과 반대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독자를 의문에 빠지게 하고 의미를 새롭게 구성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말, 그림책은 그림을 대충 보며 글만 읽어서는 안 돼요.


 어젯밤, 둘찌도 <이유가 있어요>에서의 한 장면에 주목했습니다.

 “알겠죠? 다 이유가 있다고요.”

 “아! 네. 그러세요. 그럼 엄마는 충분히 즐거우니까 으쌰 으쌰 빔은 이제 그만 쏘는 게 어떨까?”


 코를 파는 아이의 귀여운 변명과 엄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하라고 하는 장면이었는데, 엄마가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면서 “엄마는 안 즐거워 보이는데?”하고 그림에 주목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엄마가 표정과 달리 그렇게 말하는 이유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누었습니다.


 둘찌가 이 장면을 읽으며, 그림과 글의 불일치성을 깨닫고 의미를 폭넓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지요. 반어법을 알기 어려운 나이에, 그림책을 통해 풍부하게 이해를 할 수 있었달까요.


 부모가 그림책을 소리내어 읽어줄 때, 보통 아이들은 그림을 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 나름의 전략적 사고를 하며 풍부하게 의미를 읽어내고 구성해나가죠.


그래서 아이가 글자를 익히는 시기에도 “그림 말고 글자를 봐!”라고만 지도하시면 안 된답니다. 혼자 글을 잘 읽기 시작했다고 그림책을 “안녕!” 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이가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가게 될 세상은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가 넘쳐나는, 그리고 더욱 그 종류가 복잡하고 다양해질 세상이니까 말이에요.


 다양한 그림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그림을 읽어 간다면, 이미지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 자연스럽게 자신을 잘 전달하고 표현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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