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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Feb 15. 2024

‘좋은 어른’이 되어주는 그림책!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6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내가 다 열어줄게_ 이 책에는 초콜릿 봉지를 뜯지 못해 속상해 하는 어린 아이의 바람이 잔뜩 들어 있어요. 엄마처럼 봉지를 찌익, 쉽게 뜯고, 내 것도 다른 사람들 것도 모두 열어 주고 싶은 그런 마음 말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정말 여는 방법이 다양한 물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또 아이들이 제 힘을 빌려 물건을 여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그러면서 저도 아이들이 크기 전에 웅이 아빠처럼 세상에 관한 많은 것들을 알려 주어야겠다는 다짐도 했답니다.


 둘찌는 다양한 물건들이 열리는 그림 옆에 적힌 의성어, 의태어를 늘 즐겁게 읽어요. 이건 내가 읽을게, 하며 실감나게 읽더라고요.


2. 도망치고, 찾고_ 제가 이래서 요시타케 신스케라는 작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 그림책을 통해 나쁜 것에서 도망치고, 좋은 것을 찾으라는 그의 조언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느껴졌거든요.


 특히, “위험해, 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움직이고, 좋아해, 라는 생각이 들어도 곧바로 움직”이라는 말.


 어찌보면 너무 당연해서 평소에 굳이 이야기하지 못한 것들이 많은데, 작가가 하나하나 고심해 적은 말들을 두 아이에게 읽어주며, 엄마로서의 진심을 함께 담아 전달할 수 있었어요.




*좋은 어른이 되어주는 그림책!


 아이들에게는 좋은 어른이 필요합니다. 엄마, 아빠 외에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앞으로 나갈 길을 따뜻하게 알려주는 그런 어른 말이지요.  


 언제든 자신만의 길을 떠나야 하는 아이에게 좋은 어른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괜찮아,하며 어깨를 토닥여주고, 화이팅,하며 등을 밀어줄 수 있는 그런 좋은 어른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 그런 어른이 주변에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어른이 그림책에 있으니까요. <무릎딱지> 속 할머니처럼 주인공에게 따뜻한 격려를 전하는 그림책의 등장인물로 나오기도 하고, 작가가 자신의 목소리를 그림책을 통해 들려주기도 하면서요.


 어젯 밤 읽어본 요시타케 신스케 책에도 좋은 어른이 등장했습니다.


 <내가 다 열어 줄게>에서는 등장인물인 아빠가 주인공 웅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지요.

 “아빠는 웅이가 다 클 때까지 함께 여기저기에서 많은 것을 열어 주고 싶어. 그리고 여러 가지 물건 여는 방법을 하나씩 가르쳐 줄 거야.”


 <도망치고, 찾고>에서는 작가의 목소리가 등장합니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많이 있지. 하지만 착한 사람도 많아. 둘 다 진짜 맞는 말이야.”

 “못된 사람한테서 와다닥 도망쳐서 소중한 사람을, 소중한 무언가를 찾으러 가렴.”


 이 책 두 권을 읽어주며, 아이에게 인생의 팁을 알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평소의 직선적으로 말하던 엄마가 아닌, 작가의 입을 빌려 부드럽고 은유적으로 상냥하게 다독여주고 응원을 보내는 엄마가 되었달까요?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는 못된 짓을 하는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에게서는 도망치라고, 도망치는 건 부끄러운 일도, 나쁜 일도 아니라는 작가의 말에, 이미 어른인 저 조차도 더 어른을 만난 것 같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결국, 좋은 어른이 되어주는 그림책 덕에 둘찌도, 저도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훈훈해지던 어젯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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