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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포레relifore Feb 14. 2024

스스로 고른 책이 독서 동기를 높입니다.

초등교사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어제의 6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둘찌가 직접 고른 책을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들에 초기 문해력 석사 전공 중인 초등교사 엄마의 시각을 더해 그림책 육아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문어 목욕탕, 코끼리 미용실_ 최민지 작가의 이 두권의 그림책 속에는 주저하고 머뭇거리는 아이가 등장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될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까?‘ 그런 고민을 하는 현실 속 우리 아이들과도 비슷한 아이가 말이죠.


 표지만 봐도 그런 아이의 심경이 잘 드러난 것 같습니다. 어른인 저로서는 함께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일 정도로 말이예요. '과연 어떻게 될까?'하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아이를 지켜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아이는 제 걱정이 무색하게 용기를 내어 문을 열어요. 그리고는 각각 문어 목욕탕과 코끼리 미용실에서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바를 이루고, 자신감을 챙겨서 기분 좋게 다시 세상을 향해 나섭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무렵에는 '그래, 역시 괜찮은 거였어!'하고 함께 안도하게 된달까요? 둘찌도 이런 주인공들의 걱정하는 모습에 공감하기도 하고, 용기를 내는 부분에서는 함께 응원을 해주기도 하며 그림책을 읽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너 자체로 괜찮아, 용기를 내 봐.' 하고 토닥이고 격려해줄 수 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책이 독서 동기를 높입니다.


 읽기와 독서 교육계의 유명한 인물들인 짐 트렐리즈와 스티븐 크라센은 ‘자율적인 독서’를 강조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서 읽고, 독후 활동에 얽매이지 않는 그야말로 담백하면서도 재미있는 독서를 말이죠.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여 읽어야 합니다. 스스로 고른 책을 읽음으로써 아이들의 독서에 대한 내적 동기를 키울 수 있고, 먼 훗날에도 독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지요.


 그럼 아이들에게 책을 어떻게 선택하게 할까요?


 일단은 아이와 오프라인 도서관이나 서점에 꼭 가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이 스스로(어리다면 부모님과 함께) 천천히 표지를 살피고, 내용을 훑어보거나, 그림을 살펴 보며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취향에 따라 책을 고르게 합니다. 이때 아이가 잘 고르지 못한다면 부모님께서 어떤 식으로 책을 고르는 지 보여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주인공 캐릭터, 어떤 작가, 어떤 스타일로 전개되는 작품이 좋은지, 어떤 출판사를 선호하는 지 등 책을 선택할 때 하는 생각과 행동들을 직접 보여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힌트를 얻어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아이가 직접 골라 구입하거나 빌린 책을 잠자리 독서 시간에 읽어줍니다. 이미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있고, 독서하는 것이 익숙한 아이라면 스스로 읽는 것도 좋아요.


 부모님 마음대로 골라주거나 ‘유명 수상작’, ‘0살 권장도서 목록’에 나오는 책을 억지로 고르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베스트셀러가, 수상작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예요. 오히려 독서를 하고 싶은 마음을 전부 망가뜨리는 독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많이 발표되는 독서동기에 관한 연구결과에서도 초등학교 5학년 즈음부터 아이들의 독서 동기가 떨어진다는 것을 보고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억지로 권해지는 추천도서 목록이나 부담스러운 독후 활동때문이라고 합니다.


 내가 고른 책을 내 맘대로 읽지 못하는 현실이 아직도 곳곳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로 인해 아이들은 점점 더 책을 싫어하게 되고, 독서 자체를 기피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책과 친하지 않은 어른으로 자라나게 되죠. 그야말로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소탐대실’의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아이 스스로 고른책을 재미있게 읽어준다(읽는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독서 교육의 원칙은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초기 문해력을 석사 전공하고 있는 교사로서 한가지를 더 보태자면, ‘읽으면서 가족과 책에 대해 즐겁게 대화를 한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부모님이 하는 정해진 답이 있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주제와 관련된 것, 그림에 관련된 것, 경험과 관련지은 것들을 자유롭게 떠올려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어른들은 대답을 해주거나 자연스러운 반응을 해주면 된답니다.


 이것이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최고의 독서 교육이자 독서 경험이죠. 별거 아닌 것 같고, 활동이 적어보여도 이 정도가 딱 좋습니다. '소탐대실' 하지 않으려면, '과유불급'만이 살 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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