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양의 이야기

연필을 주지 않은 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에요

by 윤자매

나처럼 수포자였던 J양.


어쩌다 보니 전산학과에 합격을 하게 되었고 대학에서 수학을 결코 피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미 시험시간에 한 문제도 풀지 못하고 이름만 적어서 낸 찬란한 경력이 있었고


그리하여 그날도 연필을 들고 앉아서


어차피 풀지도 못하는데 쿨하게 바로 나갈까 고민을 하던 중에


옆자리에 앉아있던 동기가 툭 치더란다.


'응? 수포자인 나에게 뭘 물을 리는 없고.'


쳐다보니 다급하게 말하더란다.


"나 연필 좀 빌려줘."


"그럼 나는 어쩌고? 필기구 연필뿐인데."


"어차피 너 문제 안 풀잖아. 학번, 이름만 적고 얼른 줘."



뭐! 이 개****


그리하여 J양은 오기로 종이 울릴 때까지 끝까지 앉아 있다가 백지를 제출하고 나왔다는 이야기.



J양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아.


아주 욕을 해주고 싶었는데 또 틀린 말은 아니라서. 그래도 재수 없어서 끝까지 연필은 안 빌려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