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씻다 / 강인순

온몸을 던져야 한다

by 여산희

발을 씻다 / 강인순

산행 뒤에 냇가에서

지친 발을 씻는다.


그런데 저것 보소

개미 한 마리 풍덩


기껏해 발이나 씻는

나를 보고 비웃듯



주로 가벼운 산책을 하다 보니 냇물에 발을 담글 일이 없다. 숨이 턱턱 막히는 산행을 마쳤다. 눈앞에는 시원한 냇물이 흐르고 있다. 얼른 양말을 벗고 두 발을 담근다. 순간 몸이 얼마나 개운해질까. 산행에 따른 피로는 말끔히 날아가고 발끝에서부터 산뜻한 에너지가 스며들 것이다. 지난해 한여름이 생각난다.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산책을 마쳤다. 마침 개울이 눈에 들어와 발을 담갔다. 금세 계곡에 몸을 담근 듯 시원했다. 잠시나마 더위를 싹 잊었다.


시인은 만만치 않은 산을 올랐던 모양이다. 냇물에 지친 발을 담그고 한숨을 돌리는데 개미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자신은 피로를 풀기 위해 고작 발을 담그고 있는데, 개미는 온몸으로 물에 뛰어든 것이다. 무릇 개미가 어찌 발만 담글 수 있겠는가. 개미는 땅에서 못 오를 데가 없지만 물에서는 벌벌 뜬다. 어쩌다 물에 빠졌는지, 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그 장면을 놓고 개미가 자신을 비웃는다며 익살을 부린다. 개미가 시인의 이야기를 들으면 기겁할 것이다.


무엇인가를 터득하려면 온몸을 던져야 한다. 자꾸 쭈뼛거리거나 발만 담그는 미온적인 태도로는 안 된다. 개미처럼 과감하게 뛰어들어야 한다. 물론 냇물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자신에게 좋은 일, 가치 있는 일이라면 망설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2024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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