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함이라는 올무

나만의 온전한 시간

난 참 욕심이 많은 거 같다.
배우는 것도 일을 시작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그러다 보니 내 몸은 고생이다.
오늘도 내 고생하는 몸한테 좀 미안하다.
그래서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그림들을 끄적여보면서
“나만의 온전한 시간”을 가져본다.

나는 좀 착하다.
예전에는 이게 좋은 점, 곧 장점인 줄 알았다.
좋게 말해서 순진했다.
착한 것은 때론 병이다.
착한 병에 걸린 사람은 스스로 그 프레임에
갇혀서 힘들어한다.

그저 한 명의 귀한 사람이면 된다.
내가 귀하니 당신도 귀하고 세상도
귀하게 지키고 가꿔가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좋으련만 굳이
스스로를 옭아맨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스스로 묶은 착함이라는 올무를 떼어내려
한동안은 반대로 못되게 사는 사람들(?)
아니 소신껏 사는 또는 멋대로 사는
일명 나쁜 남자의 매력에 나도 같은
남자로서 닮고 싶었다.

그래서 되지도 않지만
괜히 성질도 내보고
내가 생각하는 일탈들을 해보았다.
그런데 그것조차 진정한 나는 아니었다.
물론, 스스로 묶은 올무에서 일탈로
벗어났다.

그리곤 시작됐다.
그러면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되고 싶은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또 어떤 죽음을 바라는가.

수많은 질문 중
지지치 않도록
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내 마음 안에 숲길을 걸어본다.

그리고
한 문제 한 문제 곱씹어본다.
지금 당장 풀리지 않아도 좋다.
책을 봐도 좋고 사색이나 경험
다 좋다.

그렇게
오래 씹다 보면 내가 미처 맛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