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안은 브런치스토리!?
자기 계발 블로그로 방향을 틀면서 '내가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그렇게 빠르게 성장할 순 없겠지만 '내가 열심히 살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만드는 콘텐츠를 사랑해 주는 사람도 생기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자기 계발과 관련된 글들도 블로그 지수가 낮은 내가 쓰기에는 너무 치열한 시장이었다. 유튜브에서 이미 유명세를 떨치던 굵직굵직한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그저 조금 열심히 살고 있을 뿐 탁월한 성과를 낸 것도 없었다. 조회수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고, 고민하던 나는 이웃을 늘리면 내 글의 조회수가 올라가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이웃이 많은, 소위 잘 나가는 블로거들은 그들이 발행한 콘텐츠가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고, 읽는 사람이 포스팅 내용을 보면서 '와 이건 너무 재미있네?' , '와 이건 진짜 도움이 되네' 하며 이웃추가를 하다 보니 이웃이 많은 상황이었을 거다.
나는 그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만 보고 '이웃을 늘려보자!' 하는 전략을 세웠다. 열심히 서로이웃추가를 하고 이웃들의 콘텐츠에 댓글을 달았다.
네이버 블로그의 세계는 넓고 다양했다. 흥미진진한 콘셉트로 계속 밀고 가며 조금씩 흥행하는 블로그도 있었다. 그리고 내용이 너무 좋은데 전혀 인기가 없는 이웃, 순간적으로 현생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보이는 이웃들에게 진심 어린 댓글을 달아주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내 콘텐츠의 팬을 만들겠다던 나의 의도와는 완전히 멀어지고 오히려 내가 다른 사람들의 팬이 되기 시작했다.
그림과 해석에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그림 블로그는 노트에 정리를 하며 보기도 하고, 중국 고전을 해석하는 블로그를 필사하기도 했다. 결국 내 콘텐츠 작성하는 시간과 이웃들과 댓글 달고 이웃의 포스팅을 읽으며 소통하는 시간을 합치면 블로그에 소요하는 시간은 엄청났다.
그 몇 달 안 되는 시간 속에서도 정말 열심히 하던 이웃들이 많이 떠나갔다. 내 이웃들 중에서는 소위 말하는 '대박'을 낸 블로거는 거의 없었다. 대체로 초심의 열정처럼 그렇게 블로그도 잠시 타올랐다가 서서히 식어가며 휴식 중인 블로그로 변해갔다. 나 또한 그랬다.
이렇게 직접 블로그를 경험해보고 나니, 블로그에서 항상 상위권에 노출되는 사람들의 위대함을 깨달았다. 사실 네이버에서 정보를 검색하다 블로그 글을 볼 때마다 '아니 왜 이렇게 딴 소리들을 많이 해, 정보는 언제 주는 거야, 이런 정보들은 신뢰성은 있는 거야?' 하며 속으로 중얼거리며 블로그를 탐색했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최고의 선수와 보통 선수들의 차이가 뭡니까?" 하는 질문에
"어느 시점에 이르러 매일 같이 하는 훈련에서 오는 지루함을 견디는 게 관건이죠. 같은 리프트 동작을 하고 또 하는 거요." 하는 대화 인용문이 있다.
내가 쓴 글이 반응이 있든 없든, 내가 오늘 쓸 거리가 있든 없든, 글을 잘 쓰든 잘 쓰지 못하든 매일매일 주어지는 지루한 반복에서 피해 가지 않고 매일매일 포스팅을 한 그 사람들은 그 노력만으로도 당연히 존중을 받을만한 사람들이었다.
지금은 장기간 블로그 상위 랭크에 위치하고 있는 사람들의 포스팅을 보면 경외의 눈빛을 일단 한 번 화면에 보내주고 정보들을 읽어 나간다.
아무튼 나는 다시 브런치스토리로 눈을 돌렸다. 정보성 글보다는 내 생각을 진하게 풍기는 글을 더 써나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5수나 해서 간신히 브런치 스토리의 '작가'가 되었으나 글 몇 개 올리고 쉬고 있던 훈남아빠 브런치 스토리가 있었다. 그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되는 데까지 들어간 공도 보통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