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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르네스토 Dec 28. 2020

12월, 유럽축구는 소통의 장이다

연말연시를 맞이하는 스페인 축구 문화

유럽과 달리 한국 축구계는 한해의 마지막인 12월이 무척 바쁜 시기다. 강등, 승격 등 희비 아래 다음해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유럽의 12월은 어떨까?


어느 해 12월, 스페인 출장 중에 송년의 밤을 맞이했다. 스페인의 축구 시즌은 보통 8~9월 시작하여 그 다음 해 5~6월에 끝나기 때문에, 12월도 시즌 중이긴 하다. 하지만 유럽의 대부분 국가는 크리스마스와 신년으로 이어지는 휴식기를 맞이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스페인에는 수많은 축구클럽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운영된다. 적게는 4~5개의 카테고리를 가진 소규모 클럽은 물론이고, 15개 이상의 카테고리(연령별 팀)를 보유한 클럽도 있다. 이러한 선수단, 운영진 등을 활용하여 한 시즌을 보내야 한다. 축구클럽 단장, 사무국, 팬, 지도자, 심판, 의사, 코치, 버스기사, 운동장 시설 담당자, 청소담당자, 클럽 내 매장 운영자, 식당 관계자 등등 무수히 많은 인력이 동원된다.

선수단 식단을 책임지는 요리사

대부분 카톨릭 신도인 스페인 송년의 밤에 초대받았다. 작은 도시에서 그래도 이름 있는 호텔에서 열렸다. 중간 시즌 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 시즌을 잘 마무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클럽의 모든 관계자, 가족, 친구들을 초청한다.  약 50여 명이 파티복을 차려입고(정장이나 엄격한 격식이 있는 차림은 아님) 식사와 담소를 즐기며, 늦은 시간까지 흥겨운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시간이다.

클럽 사무국 직원 및 단장


선수단 버스기사

물론 클럽마다 다르고 국가, 도시별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할 것이다. 분명한 건 함께 모여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긴다는 점이다.


라우레아노 루이스 축구학교장 및 연령별 코칭스텝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기인 2020년 12월은 어떨까?

 

당연히 이러한 대규모 행사는 어렵다. 소망이라면 경기장만이라도 함께할 수 있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물론 대안도 있다. 온라인, 인터넷 등 화상을 통해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물론 어깨동무하고 함께 건배하는 기쁨에 비하면 건조한 행사다.  


12월은 한국축구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아니, 사실 다음 시즌을 시작하면서 훈련에 매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K리그 상식 등 다양한 빅 이벤트, 공식적인 행사는 대규모로 진하지만,  소규모 클럽이나 기타 리그에서는 만남(소통)이 아쉽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로 힘겨운 한해이자 소통의 부재를 함께느낀 한해이다. 다시 한번 함께하는 자리의 소중함을 느껴본다.


와인잔을 들고 화상으로 친구들을 만나기보다는, 모니터의 장벽없이 마주보고 웃으면서 이야기할 그날을 기다려 본다.


스페인 겨울철 별미음식(건강) 칼솟.. 보통 정식으로 먹음. 1인당 35~4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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