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iss Nov 10. 2021

영혼 없는 센터를 만들지 말자 | 도시재생 마인드

도시재생사업 확대는 전국적에 도시재생 지원센터와 현장지원센터의 설립과 운영을 증대하였다. 지원센터와 현장지원센터의 구분이 모호하게 운영되는 지자체가 많기는 하나, 원칙적으로 두 센터는 구분되어 운영되어야 한다. 즉,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지자체 전체 또는 일정 구역 전체의 지역활성화 사업과 활동을 관리 및 지원하는 거점이고, 현장지원센터는 더 작은 지역 단위에서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사업대상지를 관리 및 지원하는 조직이다. 현장지원센터는 사업이 마무리되면 없어지거나 지속적인 지역 관리를 위해 다른 조직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과 달리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시와 각 지역에 지속적으로 존치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에서도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는 조건 중 하나로 현장지원센터의 설립을 지침에 명시한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관련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센터들의 양적 확장과 확대가 되었다. 기존 센터에 새로운 인력들을 뽑거나, 새로운 센터를 만들면서 센터장, 사무국장, 사무원 등을 선발한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센터에서 요구하는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문제는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서 항상 구인난에 시달린다. 도시재생 현장에 투입하여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이다. 또한 지방도시의 센터에서 경험을 쌓아 역량을 키우면 대도시나 서울 및 수도권 센터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기도 하다. 


센터 인력의 채용은 일반적으로 ‘공고’를 보고 모인 지원자 내에서 뽑을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특히, 사무국장과 센터장의 자리에 소위 ‘영혼’ 없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즉, 도시재생 또는 청년몰 등 현안사업의 중간자로서 이해관계자들의 접점에서 중요하고 책임감 있는 위치를 망각하고, 단순히 ‘공공의 일자리’로만 인식하여 편의적이고 관행적으로만 진행하거나 권한을 남용하는 사람들이다. 


최소한 사무국장 또는 센터장은 지역에 관심이 많고 업무로만이 아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갖는 태도, 그리고 사업 실행자들을 공감하는 ‘영혼’ 있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센터는 여러 사업 진행과정에서 하루하루 변화하여 요동치는 상황들과 마주치게 되므로 사무국장과 센터장은 이에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런 사업이 처음이라 한 일 년 정도 교육받고 적응하다 보면 내년에는 잘할 수 있을 거다.’


현장에서 이해관계의 상황, 사업 진행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센터의 사무국장이 하는 유체이탈의 이런 이야기와 태도에 당시 매우 화가 난 적이 있었다. 모르는 것인지 모르길 원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괜찮은 생각과 실력을 가진 주민들이 토착조직에 밀려 떠나가고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황당했었다. 그렇게 편안하게 생각하는 일 년 동안 사업과 참여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았다. 더구나 자신은 준 공무원과 같이 관리자 입장이라는 뉘앙스를 보이기도 하였다.


중간지원조직에서 중간자 역할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자리인 만큼 어려운 일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참여하는 주민, 청년들은 자신의 돈과 시간, 인생을 들여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공감해야 한다. 따라서 센터에 가장 필요한 사람은 가장 또는 상대적으로 좋은 경력의 사람이 아니라 절절한 공감 능력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편안한 공공의 일자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과감히 거르자. 차라리 열정과 공감의 힘이 큰 사람들이 현장에 더 필요하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

이전 08화 행정의 인정과 존중이 필요하다 | 도시재생 마인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