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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ss Nov 17. 2021

힘없는 공무원은 힘들다 | 도시재생 마인드

도시재생사업은 대체로 공공 조직에서 한직의 일이었다. 건축, 도시, 상인, 주민, 예술인, 유관단체인 등 복잡한 관계에서 현장 일이 많아 내부 조직에서는 그렇게 선호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물론 지자체 장의 의지가 있는 곳이라면 그 조직에 힘을 실어주기도 하지만, 일하는 실무자로서는 매우 힘든 업무라고 인식 되었다. 여전히 공무원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리 반기는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계약직 또는 전문직 형식으로 인원을 뽑아 투입하거나 센터에 위탁하여 관리를 주로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런데 도시재생사업은 땅, 사람, 돈 등이 얽힌 문제들을 다른 부서, 조직들과 연계하여 해결해야 하는 업무가 많다. 경제과, 문화예술과, 기획과, 건축과 등 활성화계획 수립과 수행을 위해서 타 부서 협력 없이는 업무들이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진행이 되더라도 더딘 경우가 많아 희망고문의 연속일 수 있다. 더구나 조직 내 소위 ‘성골’이 아닌 공무원일 경우 소위 '부서별 칸막이를 허물기'에는 많은 제약들이 따라 더 힘들어진다. 팀 내에서 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선호하게 되면서 사업은 축소되거나 그저 그런 내용으로 변질된다.  


중앙부처와 지자체장이 아무리 그 칸막이를 허물라고 외쳐도 오랫동안 사람과 조직이 얽혀 있는 관행이라 절대로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론과 정책이 통하지 않는 세상임을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학연, 지연, 성격 등 여러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들이 어떤 공식적 회의와 결정보다 더 영향을 주게 되니 긴박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도시재생사업에서 또 다른 벽이 되고 만다.


결론적으로 힘없는 공무원과 함께 도시재생사업을 함께 진행하기 힘들다. 서로가 죽을 맛일 것이다. 톱니바퀴와 같은 역할에서 나사가 빠진 곳이 생기는 곳이므로 사업은 헛돌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하는 그 공무원도 여기저기 치이면서 상처를 받거나 무기력해진다. 중간지원조직, 컨설팅사, 총괄코디네이터와 함께 많은 것을 빠르게 결정하고 협의하여 실행해야 하는 도시재생사업에서,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과정이 늘어나 지체되거나 재검토의 연속이 된다. 그러면서 의기투합한 ‘바른’ 주민과 청년도 지쳐간다.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사업을 흔들어 자신과 단체에 유리하게 만들 꼼수는 늘어날 것이다.


솔직히 복잡다단한 사람들과 사업을 맡은 팀과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는데 무슨 수로 지역을 살리라는 것인가. 전체가 아닌 부서별 실적을 먼저 생각하는데 제대로 뭘 만들 수 있을까.


국비만 확보하는 허울뿐인 사업 전담 팀이 아니라 실행할 수 있는, 힘 있는 팀에게 맡겨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다. 그럴수록 더욱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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