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프리랜서의 이야기를 들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이전 글을 다 읽고도 프리랜싱에 뛰어 들겠다는 분들이 있다면.
혹은 직장을 다니면서 프리랜싱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꼭 프리랜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직업으로 프리랜싱을 할 수 있다.
디자인,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 에디팅 등 프리랜싱할 수 있는 직무에 제한은 없다. 애초에 freelancing이라는 말 자체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일을 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프리랜서(영어: freelancer)는 특정 기업, 단체, 조직 등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이용해 사회적으로 독립적인 개인 사업자를 말한다. 과거 영주와 주종 관계를 맺고 전투에 참여하던 병사들과는 달리 어떤 영주에도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Free) 계약에 따라 싸움을 벌이는 창기병(Lancer)을 가리키던 용어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출처: 위키백과)
나는 내가 가진 특기나 경력을 활용할 수 있고, 앞으로 하려는 일을 고려해 ‘번역 프리랜서’를 선택했다.
'번역 프리랜서, 말로만 들어봤는데 집에서 돈 버는 것이 가능하다고?'
번역가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번역가=프리랜서’인 것은 아니다. 기업이나 조직에 소속되어 근무하는 인하우스(in-house) 번역가도 있다. 직장인 번역가는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하고 고용주의 관리 감독을 받으며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으로 사업장에서 근무한다. 아마도 번역하는 글자의 수에 관계 없이 월 수입도 일정하리라 추측한다.
프리랜서 번역가는 어느 곳에도 고용되지 않는다. 내 경험에 비추어, 개인 사업자와 유사하다. (실제로 세금 신고할 때 ‘내가 자영업자구나’ 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번역’이라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판매하고 돈을 받는 ‘번역 장사’라고 할 수 있다. 프리랜서 번역가가 돈을 버는 방식을 이야기하기 앞서 번역가의 종류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종류마다 사업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종류의 번역을 어떤 고객에게 판매하는 지에 따라 번역가의 유형이 나뉜다.
영상 번역가, 출판 번역가, 그리고 기술 번역가가 있다.
잘 알려진 ‘영화 번역가’가 큰 범주 안에서 영상 번역가에 포함된다. 영화뿐 아니라 유튜브 등 각종 영상의 자막을 번역한다. 플X토, 자X이카 등 프리랜서 영상 번역가를 다량으로 두고 일하는 회사들이 있다. 그런 회사를 통해 고정적으로 일감을 받는 방법도 있다.
출판 번역가는 책, 잡지 등의 출판물을 번역한다. 출판사 등에 소속된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다. 이때 소속되었다는 건 출퇴근을 한다는 의미보다는 해당 출판사가 정한 번역가 기준에 통과되었고, 출판사로부터 고정적으로 일감을 받으며, 출판사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일한다는 뜻이다.
기술 번역 또는 산업 번역은 출판물이나 영상물을 제외한 다른 모든 번역을 의미한다. 전자제품 매뉴얼, 보고서, 팜플렛, 기업의 홈페이지 등 주로 기업에서 다루는 문서들을 번역한다. 법률 번역, 의학 번역 등 전문적인 영역을 포함해 분야가 넓다.
어떤 언어를 번역하든 프리랜서 번역가는 고객의 요구에 맞게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어 표현하고 자기가 번역한 글자만큼 돈을 받는다. 글자 당 돈을 받는다고 하면 수입이 쉽게 가늠되지 않는데, 자영업자의 수입은 누구에게나 민감한 개인 정보이기에 정확히 얘기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주변의 번역가들을 잘 알지 못하지만 초기 진입 시기에는 수입이 0이나 마이너스(초기 투자 비용)가 되는 경우도 있고,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직장인 평균 월급에 준하는 수준 혹은 때에 따라서는 그에 넘는 수준으로 받기도 한다고 들었다.
프리랜서를 생각하는 당신은 학생일 수도 있고, 취준생일수도, 직장인일수도, 주부일수도, 은퇴한 상태일 수도 있다. 전업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투잡이나 부업, 또는 아르바이트로 생각할 수도 있다.
<프리랜싱을 하려는 분들이 확인해봐야 할 것>
현재 회사원이 아닌 상태에서 전업으로 프리랜싱을 하려는 사람을 기준으로 얘길 하겠다. (만약 현재 회사원이라면 이것과 더불어 퇴사 전에 해야 할 것들을 꼭! 확인해야 한다. 마이너스 통장 만들기 등등) 번역 프리랜서 경험에 한정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프리랜서 생태계에 대해 참고할 것들이 있다.
1. 나의 강점을 파악해야 한다. 내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나의 서비스는 경쟁력이 있을까? 즉 사람들이 돈을 주고 내 서비스를 구입할 만한가?
2. 내가 제공할 서비스를 정했다면, 서비스의 품질을 올리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추가로 공부를 하든, 기술을 더 익히든 비용과 시간,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일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병행할 수도 있다.
3. 현재 나의 재정 상태를 파악한다. 모아 놓은 돈과 사용할 수 있는 돈, 고정적인 지출.
4. 내가 하려는 그 프리랜싱 일을 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에 대해 충분히 자료조사를 한다. 인터넷으로 해도 좋고, 직접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좋다. 올해, 내년, 그리고 5년 후, 10년 후까지 가늠해본다.
5. 나의 업무 환경을 점검해본다. 나는 어디에서 일할 수 있는가? 나의 집은 일하기에 적합한 환경인가? 사무실을 구할 것인가? 사무실 비용은 어떻게 되며 그곳으로 이동은 어떻게 할 것인 것. 필요한 장비 (노트북, 컴퓨터, 등)는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등.
6.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직,간접적으로 알아본다. 책을 찾든, 인터넷 검색을 하든, 유튜브에서 찾든. 내가 해당 프리랜서로 살게 되었을 때 내 삶이 어떤 모습일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좋다.
7. 더 나아가 커리어 플랜은 어떻게 되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 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년 후, 20년 후 하게 될 일이 내가 원하는 것과 결이 맞아야 돈을 벌 만큼 일할 수 있다. 10년째, 20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조사해 보자
8. [중요] 내가 혼자서 능동적으로 부지런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잠자는 시간까지 다 내 맘대로 정할 수 있다고 할 때 나는 내가 원하는 수입을 벌어들이기 위해 내 삶의 질서를 스스로 세울 준비가 되었을까? – 이 부분은 생각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프리랜서에게 ‘루틴’이 생명이기에.
9. 나 자신에 대해서 어느 정도로 알리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좋다. 직장인은 대체로 익명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프리랜서는 익명 또는 공개된 상태로 살아갈 수 있다. 공개된 상태로 살아갔을 때 기회가 훨씬 더 많이 주어질 수 있다. 하지만 잃는 것도 있을 거다. 이 부분을 미리 생각해보고 처음부터 조금씩 준비하거나 계획하는 것이 좋다.
10. 나의 성향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당신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의견을 나누고, 팀워크를 발휘하면서 시너지가 발휘되는 유형인가? 아니면 혼자서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몇 시간 고요히 집중할 때 시너지가 발휘되는 유형인가?
1번부터 10번까지는 나의 프리랜서 준비도 또는 적합도를 체크하는 기준이자, 내가 재취업을 고려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프리랜싱은 결코 쉽지 않다. ‘프리’라는 이름처럼 회사라는 속박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정도 결코 아니다. 오죽하면 “회사가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TV에서 방송인, 아나운서들이 안정적인 회사를 몇 년 다니다가 ‘프리 선언’을 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살다 보니 만나게 된 길, 천직, 쉽고 재미있고 자유로운 일일 수 있다.
게다가 프리랜싱엔 자율성과 주도성이라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회사라는 선택지를 다시 고려하는 난 정말로 진지하게 사람들이 왜 회사를 갈까 궁금해졌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10명 중 약 8명이 임금근로자, 즉 흔히 생각하는 “회사원”이다(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213)
다음 글에서는 '우리는 왜 회사에 갈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