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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우 Dec 06. 2023

돈 벌 생각으로 소속공인중개사 하지 마세요

소속공인중개사(이하 소공)를 관두고 한 달이 지났습니다. 주변에서는 두 가지 말들이 오가더군요. 일단 소공이 되어서 계약을 하나 따낼 때까지 일을 배워보라는 지인이 있었고, 반대로 어차피 부딪히면 다 하게 되어 있으니 창업을 하라는 쪽이었어요. 결국은 50대 50이에요. 소고가 되려는 사람들은 돈은 있으나 경험과 일머리가 없거나 창업할 자본이 없거나 있는데 두려운 경우일 텐데요. 만일 당신이 전자라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후자라면 이 일 자체를 하지 말 것을 추천해요.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공인중개사가 된다는 것은 부동산 도사가 되는 게 아니에요. 공인중개사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고객에게 좋은 부동산을 소개해주고 거래가 성사되었을 때 서류상 법적 하자가 없게 관련 업무를 대리하는 것이죠. 그게 전부예요. 그러나 공인중개사가 다양한 부차적인 수단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하기도 해요. 적어도 손님이 아는 건 나도 알고 있어야 하죠.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선 적어도 손님보다는 확실하게 많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도사가 되는 게 더 유리해요. 제가 사무실에서 일해보니 확실히 많은 정보가 오고 가더군요. 이래서 현장에 있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따라서 소공이 되어서라도 사무실에 있으면 부동산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사무실에 있는 건 좋습니다. 문제는 돈이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기본급 50만 월을 받았는데요 솔직히 말이 안 되는 금액 이잖아요? 5인 이하 사업장이라 소공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게 은근히 개고이 갑질하게 만들고, 소공인은 을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개목걸이가 됩니다. 가능하다면 프리랜서로 일하던가 아니면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급여를 받고 인센티브를 포기하던지 둘 중에 하나로 하시길 바랍니다.


초보 소공이라면 보통 4:6 계약을 하게 됩니다. 계약을 성사시키면 소공이 4를 받는 구조죠. 그런데 사무실에 있어보면 이게 누구 손님인지 명확하지 않아요. 그걸 확실히 해야 하는데 그걸 확실하게 해주는 개고이 얼마나 될까요? 일단 제가 근무하던 사무실에서는 안 그랬습니다. 계약 한번 해보면 알게 됩니다. 소공은 개공의 수익을 올려주는 레버리지라는 걸요. 처음에는 사무실도 오픈 안 하고 계약 따서 40% 받는 게 어디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하면 개공이는 고작 밥값만 줄 뿐인데 우리 집 개가 계약을 물어와서 60%나 챙기게 된다는 겁니다. 로또 1등 당첨되면 33%의 불로소득세를 원천징수 합니다. 이거랑 똑같아요. 소공이 계약을 따는 만큼 개고은 복권에 당첨되는 그런 구조입니다. 따라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게 목적이라면 소속공인중개사가 되면 안 됩니다.


소속공인중개사는 학생, 주부, 부업으로 프리랜서로 근무할 때 좋습니다. 그리고 기본급도 안 받는 게 좋습니다. 최저시급이라도 요구하거나 아니면 철저하게 인센티브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인센티브는 경력이 쌓이고 요구하는 게 좋습니다. 일 잘하는 중개보조원 소공은 프리랜서로 70% 정도도 받습니다. 그러나 처음엔 40에서 50% 정도면 충분합니다.


광고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네이버 광고 1개마다 1,2천 원 등록비가 붙습니다. 상가 부동산이라면 하루에 10개도 올리지만 구도심이라면 하루 한, 두 개가 고작입니다. 그렇다면 많아봐야 하루에 1만 원도 쓰지 않게 됩니다. 한 달에 30만 원 정도고 상강 전문이라면 한 달에 60만 원 정도의 광고비가 나가는 것이죠. 저는 이마저도 개고이 소공에게 투자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바꿔 생각해 보니 개고 입장에서는 어차피 광고해야 하는 거 소공이 대신해 주면 적어도 자신의 시간을 아낄 수 있더라고요. 결국 개공입장에서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공인중개사 폐업률이 올라간 건 맞지만 그래도 전국에 부동산이 얼마나 많아요? 그 많은 부동산이 방증하는 사실은 부동산이 적어도 밥벌이는 된다는 겁니다. 소공은 가질 수 없는 보다 단호한 태도를 가지신 분들이기 때문이죠. 물론 기득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구도심에 터 잡고 있는 분들을 이길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신도시로 가야죠. 


제가 알게 된 모든 비밀을 알려 드릴 순 없지만 저도 개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워낙에 경기가 좋지 않아 돈 빌리는 것도 쉽지 않지만 돈을 벌려면 미리 자리 잡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도 미리 터 잡고 자리 잡고 있어보려고 합니다. 짧은 시리즈였고 기획에 전혀 미치지 못한 글이었지만 혹시라도 읽어 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저는 조만간 부동산 개업기, 부동산에서 살아남기 같은 주제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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