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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교사 Mar 18. 2022

창의융합 수업에 대하여(1)

질문 - 탐구 - 글쓰기 수업

코로나 19는 비대면화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켰고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의식은 코로나와 함께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전환점에서 교육 분야는 ICT기술을 활용하여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3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써 입시 경쟁속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교실 수업을 통해 좀더 생동감있고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수업이 없을까 고민하다 학생 참여형 수업의 새로운 형태로 수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올해 1학기에 과학사 수업시간에 수업 내용에 대해 학생들이 발표하고 이에 따른 질문을 2가지 제시하고 이에 대해 학생들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내용을 알기 위해 노트북을 이용하여 정보를 탐색하고 분석하고 토론하면서 알아내고 이를 자신만의 과학 칼럼으로 글쓰는 수업방식을 채택했다.(질문 - 탐구 - 글쓰기)

질문 - 탐구 - 글쓰기 수업

첫 수업내용은 과학 철학에 대한 내용이였다. 과학사에서 과학에 대한 개념을 설명할때 과학철학적으로 말한다. 칼 포퍼의 반증주의, 토마스쿤의 패러다임 이론 등 생각보다 어려운 개념을 배워야 하는 거라 걱정이 되었지만 문과, 이과 학생이 함께 듣는 수업이라 이과 학생들만 듣는 수업보다는 더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처음 수업을 진행할때는 이런 수업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만족도를 높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진행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생각보다 더 새로운 형태의 수업에 잘 적응했다. 노트북을 이용하여 구글링하고 정보탐색후 논문과 뉴스 빅데이터 분석 내용을 활용하여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삼았다. 요즘 학생들은 교사들보다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기 때문에 수업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가끔은 내가 학생들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ㅋㅋ)

학생 발표 후 질문으로 "프란시스 베이컨의 4대 우상에서 자신이 가장 요즘 시대에 맞는 우상이 무엇인지 말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라"는 질문을 하였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노트북으로 정보를 찾고 논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뉴스 동향까지 확인했다. 그리고 그런 근거들 속에서 온라인 토론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학생들이 잘 따라하고 최종 글을 쓰는 것을 보면서 지도교사로써 재미있고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기초에 할일이 많지만 이런 수업을 통해 오히려 내가 더 힐링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교육의 방식이 단순히 수능 준비하며 문제풀이만 열심히 하여 주입된 지식만 답습하는 그란 인재를 양성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문제상황을 스스로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탐구로 해답을 찾는 문제해결력과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인재들로 키우고 싶은 소망이 생기는 시점이다. 4대 우상에 대한 글을 보면서 우상이 정치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이미지가 아니라 스스로 합리적 사고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시민으로 양성하는 것이 공교육에서 너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에 의해 주입된 생각으로 평생을 살아가고 위기 순간을 창의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이 권력자로 나와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한 학생이 쓴 과학사 첫번째 칼럼>


20대 대통령 선거-'동굴의 우상'으로 돌아보기  


 최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이슈인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이번 20대 대선은 '역대 최악의 대통령 선거'라는 오명을 쓰고 '최악을 면하기 위해 차악(次惡)을 뽑는 선거'라는 말도 사람들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각 후보자들의 개인적/대외적 문제와 공약 중심 토론이나 논쟁이 아닌 후보 간에 서로 비방하고 물어 뜯는 이른바 '네거티브 전략'에 지친 국민들의 심정을 반영한다 할 수 있다.
 
 이런 우리나라 정치판의 현실에서 우리는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의 '4대 우상' 중 '동굴의 우상'에 주목할 수 있다. 동굴의 우상(Idola Specus)란 개인이 가진 편애와 혐오, 아니면 관습과 속견 각자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관념이나 스스로 따르는 지적 권위를 가리킨다. 쉽게 말하면 자기만의 동굴(가치관)을 벗어나지 못하는 편견을 의미한다. 이 동굴의 우상에 빠진 사람은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 의견은 배척하고 무시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다. 진보와 보수로 나눠진 두 거대 정당의 당원들 사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이고 당장 인터넷 기사의 댓글만 읽어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동굴의 우상을 실어 나르는 매개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 매개체로는 우리가 익히 알듯 뉴스와 영상 매체가 있다. 뉴스의 경우 디지털화가 진행됨에 따라 인터넷 상에 기사를 업로드 하면 단시간에 수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큰 장점이자 단점인데, 그 기사가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하거나 한 사건에 대해 편향적으로 표현이 되어 있으면 '동굴의 우상'을 널리 퍼트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우상이 점점 퍼지게 되면 가치관이 유사한 사람들끼리 모여 진영을 이루고 이외 사람들을 배척하게 된다. 당장 인터넷 기사의 댓글만 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른 매개체인 영상 매체는 대중의 '정신 지배' 혹은 권력자의 우상화 등에 자주 쓰이며 시각적 한계를 벗어나 청각적 영역도 다룰 수 있어 더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 (남종대, 김학순.(2015).선전 도구로서의 영상 이미지(에 관한) 연구 -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식 영상 이미지> 분석을 중심으로.한국영상학회논문집,13(5),59-81.) 대통령 후보자 영상, 후보자 관련 사적인 일에 대한 편향된 조명 등이 그 예시이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4대 우상 중 동굴의 우상에 집중하여 이번 대선과 함께 알아봤다. '무식한 자가 신념을 가지면 그 만큼 무서운 것이 또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수구꼴통', '종북좌파', 'XX탈출은 지능순' 이라는 말들을 매체에서 한 번쯤은 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비판'이 아닌 그저 '비방'만 하고 있는 모습이다. 21세기 사회에서 신념을 가지는 것은 개인이 누릴 당연당한 권리이나, 디지털/정보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사람들을 현혹시키기도 쉬워졌다.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의 흐름 또한 쉬워졌다. 이런 이유들로 필자는 4대 우상 중 동굴의 우상이 현대 사회에 가장 위험한 우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동굴의 우상에 빠지지 않도록 언론의 기사나 인터넷 정보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읽어본 후,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지 확인한 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길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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