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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교사 Oct 21. 2022

창의적 문제 해결 프로젝트 활동으로 공동체성 키우기

교실 옆 숲속 쉼터 만들기

고3 학생들은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어합니다. 특히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학생들도 만나게 됩니다. 고3 담임이라 학생들과 상담하던 중 한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했고 학교를 왜 오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는 계속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그 학생은 쉴 공간이 없어서 밖에 나가 방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담임으로서 어떻게 하면 학급에서 따뜻하게 그 친구와 함께 어울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중 학급 회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교실 옆 남는 공간을 '숲속 쉼터'로 꾸미자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회의를 하게 되었고 쉽게 하나로 의견이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건축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이 3D 모델링 프로그램 팅커캐드를 이용해 각 친구들의 아이디어를 3D 모델링을 통해 시각화하고 예시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편안한 쉼터를 만들기 위해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구조나 색감을 조사하여 더 나은 쉼터를 모색하고 설계해나갔습니다.

그림1. 숲속 쉼터 3D 모델링 설계

어느 정도 전체적인 구상이 나오자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분야별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은 주변 환경에 어울리고 공기 정화를 시킬 수 있는 덩굴 식물을 찾아 장단점을 조사하여 발표하였고 구매하여 함께 꾸미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국문학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은 학생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따뜻한 글귀를 직접 작성하고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은 따뜻한 글귀를 넣을 현수막 디자인을 직접 제작하여 쉼터 창문에 붙였습니다. 그렇게 한 학생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작한 제안이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얻어 점점 구체화되고 힘을 얻어겠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낸 아이디어로 무엇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났고 재료를 구매하고 함께 방과 후에 남아 복도를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별 쓰임 없던 복도 끝 공간에 장의자와 테이블을 통해 많은 학생을 수용할 자리를 마련했고 도움이 될 만한 책자와 창문에 쇠창살 대신 주변에는 행잉 플랜트를 배치하여 화사한 분위기를 조성하였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숲속 쉼터를 보며 아이들은 함께 힘을 합쳐 만든 쉼터를 보며 즐거워했고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쉼터를 통해 고3 스트레스로 힘든 친구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담임으로 이런 학생들을 보면서 함께 한다는 것, 친구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통계학과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은 이과생답게(?) 이런 숲속 쉼터가 학생들을 만족시킬 것인가 설문조사를 하자고 했고 나중에 친구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대부분 만족도가 높았음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이런 학급 활동에 대해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서로 경쟁하고 친구를 넘어서야 내가 이길 수 있다는 환경에서 함께 공동체원으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줄 수 있어서 감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고 수시 지원할 때 고3 학생들의 자소서를 첨삭해주기 위해 학생들이 쓴 자소서를 보다가 숲속 쉼터에 대한 내용을 많이 적은 것을 보며 흐뭇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몇몇 학생들의 자소서 내용을 발췌 -


학생A : 3학년 때 학급 회장을 맡으며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에 반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싶은 친구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친구들이 갈등을 겪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학급 임원들을 소집해 해결 방안을 논의하였고, 공간의 분리를 하여 갈등을 없애는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반 옆 복도 빈 공간에 ‘숲 속 쉼터’라는 이름으로 편하게 친구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담임선생님을 통해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려 허가와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건축학과를 지망하는 친구가 설계 도안을 직접 모델링하여 오는 등 학급 활동에 참여하는 친구들에게 각자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된 역할을 분담하였고, 저는 공기정화 식물과 인공 덩굴을 구하여 쉼터를 꾸미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먼저 최적의 위치에 공기정화 식물을 배치하기 위해 공기정화 식물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였습니다. 광량이 많아 광합성 속도가 빠를수록 공기정화 효과가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 공기정화 식물을 햇빛이 가장 잘 드는 쪽으로 배치하였습니다. 모든 재료가 준비된 후 방과 후에 일정을 조율하여 활동에 참여하는 모두가 다 함께 남아서 책상과 의자를 조립하고 덩굴을 고정하며 쉼터를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혼자서 하면 며칠씩 걸릴 것 같던 일들이 하루 만에 끝나게 되었습니다. 결국 성공적으로 공간의 분리를 이루어 내었고, 같은 반 친구들뿐만 아니라 다른 반 친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어냈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친구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고, 저의 노력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서 큰 행복을 얻었습니다.


학생B :  3학년이 되면서 입시, 취업, 예체능 계열 등 친구들의 진로가 다양해지자 학급 내에서 견해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였는데, 저는 이러한 원인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창의적 문제해결 프로젝트의 이슈를 ‘고3 학생들의 스트레스’로 선택하였고, 해결 방안으로는 교실 외 복도 공간에 상담 쉼터 공간을 마련하여 이곳에서 각자의 불편 사항과 바램 등을 메모지로 붙이고 테이블에 앉아 고민을 나누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저와 친구들에게 쉼터는 ‘존중’이 곧 공동체 문제해결의 기본이 됨을 깨닫게 해 준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학생C : 수험 공부와 더불어 코로나로 인해 친구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학교에서는 마음 편하게 쉴 만한 곳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상담 쉼터의 제작을 계획하였습니다. 별 쓰임 없던 복도 끝 공간에 장의자와 테이블을 통해 많은 학생을 수용할 자리를 마련했고 도움이 될 만한 책자와 창문에 쇠창살 대신 주변에는 행잉 플랜트를 배치하여 화사한 분위기를 조성하였습니다. 완성 후에는 쉼터의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항상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생각만 하고 끝내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그것이 다시 좋은 반응으로 이어짐에 따라 나의 행동에 보람을 느끼고 설령 사소한 일이더라도 실행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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