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혼일지
이혼은 자녀가 없다면 사실 정말 쉽고 간단할 수 있겠지만, 아이가 있다면 거기에 양육권 다툼이 치열하다면
진심으로 막장 드라마의 연속이다.
이 진흙탕 싸움의 희생양은 오롯이 아이의 몫일테지.......
어린 너의 가슴에 우린 무슨 짓을 하는 걸까.
완벽한 타인이 되기 위한 1차 가사 조사를 하고 왔다.
가사 조사관을 앞에 두고 우린 나란히 앉았다. 아무런 인사도 눈 맞춤도 전혀 없이 무색의 투명인간처럼.
조사는 상당히 세밀했고 끊임없는 질문의 연속이었다. 차분하게 정황대로 다 대답했으나 두서가 없었던 것 같아 못내 아쉽다. 억울한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랬으려니.
2시간 넘게 거의 나 혼자 이야기하는 상황이 되었고, 나의 완벽한 타인은 중간중간 허공에 '엑스'의 제스처를 그려가며 내가 허구의 드라마를 쓴다고 했고 또 한 번은 토할 거 같다며 밖으로 나가버렸고 또 한 번은 배가 아프다며 나가고 오래간 들어오지 않아 가사조사관님이 전화를 걸었다.
마주하고픈 자신의 치부나 진실들을 직면하기 힘들었을 테지. 너에게 없는 증거 말뿐인 소설들 내게는 증거가 차고 넘치니까.
2차 조사가 차라리 기다려진다. 지독하게 힘들었던 오늘 하루. 그런데 왜 나는 밤을 꼬박 뜬 눈으로 지냈는데도 불구하고 잠이 안 오는지.
허무하고 공허하다.
이 긴긴 터널 언제 끝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