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혼일지
딱 7개월 전, 아들과 차디찬 을왕리 앞바다로 나들이, 아니 도망 나왔었지.
오늘은 달랐어.
여름 내내 깁스 생활을 하던 아들을 위해 오늘 깁스를 풀고, 물놀이하러 그리고 바다 보러 휴가를 보내러 왔지.
너는 너무 행복해서 엄마에게 볼뽀뽀를 연신 해줬고, 우리는 물놀이가 폐장할 때까지 신나게 놀았어.
그때의 이 바다와 이런 공기 이 폭죽놀이.
그때의 분위기와 참 많이 달랐어.
이래도 되나 할 만큼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
그땐 용기 내서 먹지 못한 조개구이.
아들은 칼국수 나는 무려 2인분인 조개구이를 나 혼자 다 구워 먹고 맥주도 한 병 시켜서 당당하게 먹었어.
꽤나 제법 적응 잘하고 있는 싱글맘의 하루였달까.
물론 물놀이하며 목마를 태워주고, 탈의실에 같이 갈 수 없어 발 동동 구른 어쩔 수 없는 싱글맘의 고충만 빼고.
내일은 카바나를 빌려서 또 놀아볼까?
오래도록 오늘을 즐거운 기억으로 기억해 주길.
아들아 사랑한다. 제법 컸다고 조개구이 먹다 무릎에 경미한 화상을 입으니 엄마 괜찮아?
엄마 아빠다리 하고 앉아. 엄마 조심해. 걱정해 주고 네 덕에 산다.
나의 사랑. 나의 자랑. 나의 보물. 나의 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