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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뚝이 Sep 20. 2024

신성한 이혼 : 드라마는 드라마다

나의 이혼일지

 나는 조승우라는 배우를 참 좋아한다.

지난 3월, 내 이혼 상황에 공감이 확 되어 몰입할 수 있을 거 같은 드라마를 챙겨봤는데, 나의 후기는 공. 감. 제.로......


드라마는 역시 드라마였다.

연기 잘하는 조승우 아니 조승우 할아비가 와도 이혼 당사자인 나에겐 몰입도 최악이었다.

현실에선 그렇게 따뜻한 변호사는 없을뿐더러, 결혼 생활에 대해서는 오롯이 당사자들이 헤쳐나가야 할 싸움일 뿐.


 변호사와의 계약 전 계약 후는 천지 차이의 온도로 대비되고, 이혼 소송을 시작한 이후론 내가 갑이 아니라 을이 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도 믿고 같이 달려가야 할 나의 파트너는 분명하지만.


이혼은 철저하게 외로운 싸움이다. 그리고 적나라하게 나를 들여다보고, 상대를 까내려야 하는 피 말리는 전쟁이고 소리 없고 유혈 없는 칼부림이다.


오늘도 나는 상대에게 온 어처구니없는 반소장 나부랭이에 기도 안 찼다.

내일모레 있을 법원애 출석해 상대와 나란히 앉아 7개월 만에 법원에서 설전을 펼치며 가사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손목은 아프고 읽어야 할 서류들이 족히 100페이지는 된다. 나도 신성한 이혼의 한혜진처럼, 변호사 사무실 가서 이혼 상담 사무장으로 기막히게 상담 잘해줄 수 있을 텐데 어디 저 취직시켜 주실 가사 전문 법인 없으실까요....?



드라마는 드라마다.

그 드라마보다 더 한 것이 내 인생이고

그대들 인생인 거 같다.


여하튼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내일모레 당신을 잘근잘근 씹어줄 준비 완료.

이제 자자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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