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혼일지
작년에 힘들 때마다 듣던 노래.
아이 등원 시키고 집안일 신나게 하고 중간중간 속기사랑 변호사랑 나머지 일 처리하고 땀 내고 일부러 플레이리스트 켜놓고 발가벗고 씻는데 랜덤으로 선우정아의 도망가자가 나오는 게 아닌가.
반갑기도 하고, 이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샤워할 수 있는 소소한 사치에 어떤 마음이 겹친 건지, 가사에 받쳐올라 툭 터진 건지 눈물이 샤워기인지 물이 눈물인지 모르게 그렇게 잠시 울었다.
시원했다.
도망갔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자던 가사의 주인공들이 예뻤다.
누군가 상대를 저리 아끼고 애틋하게 생각하는 그 마음과 그 위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