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혼일지
예쁜 옷을 보는 여유가 생겼다. 치유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얼른 나이 들어 천국 가고 싶다. 할머니가 되고 싶다 하는 말만 되뇌었는데 나를 가꾸고 돌봐주는 일련의 의식들이 나를 사랑해가고 있다는 증거다.
더 이상 자기 연민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는 것. 내가 치유되고 있음을 스스로 느낀다.
더불어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사람임을 깨닫는다.
지킬 게 있는 어미로서 불구덩이도 대신 들어가 죽을 수 있는 내 아들의 엄마로서, 나는 오늘 하루도 잘 존버했다. 이 나이치고 아줌마임에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꽤 싱그럽다.
나 아직 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