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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뚝이 Sep 20. 2024

23년 여름의 끝자락

나의 이혼일지

아침에 먹고살겠다고 다시 시작되는 사무행정수업 출석을 위해 나가 본다.

여름의 청록함이 어느덧 가을자락의 시원함으로 바뀐 아침이었다.

사무행정 수업은 뒤늦게 배움에 열의에 찬, 장성한 자제들을 둔 늦깎이 어머님들부터 나와 같은 육아맘까지 한데 어우러진 나에겐 또 다른 새로운 자극제다.

연세 있으신 분들의 열정과 또 같은 아들을 키우는 아들 둘 육아맘의 재도전을 통해 나도 같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겉으론 밝은 나에게 쏟아지는 속 모르는 질문들. 시댁이야기 남편이야기.... 둘째 이야기... 난 그런 거 이제 없는데요 할 수 없으니 그냥 그런대로 예전처럼 적당히 답하고 말지만 씁쓸한 맘은 여전히 감추진 못한다.

평생 법원 문턱 밟을 일 있을 거라 생각지 못한 인생. 한 치 앞도 모를 내 인생.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나의 만 30대의 끝자락의 이 여름이 끝으로 향하는 길목이다.

 괴롭고 힘들어도 지금이 그렇듯 앞으로의 내 삶이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진 아무도 모른다.

좋은 방향으로 지금보단 조금은 더 나아질 거란 소망을 품으며 2023년 나의 지독히 찬란한 여름이 가고 있었다.


아쉽게 마지막을 위한 울음을 처절히 내뱉는 바깥의 매미들의 아우성도 짙다.

아들의 하원 10분 전이다.

이렇게 삶은 계속된다. 안녕. 잘 가 아픈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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