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이 합법인 미국
드라마를 보면 정치인과 기업인이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몰래 검은 서류 가방을 주고받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정치와 경제가 밀착 관계인 정경유착(政經癒着)이 불법이다. 로비(Lobby) 단어의 어원을 찾아보면 독자분들이 생각하는 호텔 로비의 그 로비가 맞다. 로비는 개인이나 기관들이 정치인들에게 힘을 행사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을 유도하게 하는 것이다.
로비, 로비스트, 로비 활동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나쁘고 금기시되는 게 한국에서는 당연하지만, 미국과 다수 유럽에서는 합법이며 투명하게 금액과 누가 후원을 하였는지 공개한다. 또한, 미국의 입법과정이나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법을 작성하거나 법의 통과에 대한 정보와 이슈들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알 수 없기에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해주는 역할도 로비스트들이 담당한다.
쉬운 예로 미국 총기협회(NRA)가 대표적 예시이다.
아무리 총기 반대를 외쳐도 로비가 합법이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이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총기협회의 로비스트들이 정치인들에게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엄청난 금액의 돈을 후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Opensecrets.org에 접속하여 기업의 이름이나 정치인의 이름을 검색하면 누가 후원해주었고 어느 정당과 연관이 많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2020년 공식적으로 등록된 로비스트 인원은 11,306명이다. 고위층에 있었거나 정계에 있던 사람들은 로비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2년이 지나고 등록할 수 있다. 등록하지 않고 로비활동을 하다가 적발이 되면 엄청난 금액의 벌금을 낸다. 또한, FARA(외국 대리인 등록) 법을 통하여 합법적으로 로비활동을 할 수 있다. 한국이 2016년 이후로 2번째로 미국 로비활동에 큰돈을 지출하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로비스트들은 각 기업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지만, 평소 시민들이 가지지 못했던 이슈를 꺼내고 관심을 가지게 하는 역할도 한다.
필자가 미국의 로비 활동에 대해서 드는 생각은,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돈이 많은 기업들만 유리한 상황이 생기겠지만 무조건 숨기고 금기시하는 것보다는 투명하고 당당하게 합법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괜찮다고 의견을 내본다.
출처: Opensecrets, NRA, LDA,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