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사람 긁는 말.

친한 척, 걱정하는 척, 칭찬하는 척... 그런데 왜 기분이 나쁠까?

by 유창한 언변



그 말, 친절한데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

말이란 참 묘하다. 표면적으로는 칭찬 같고, 농담 같고, 걱정 같지만 이상하게 마음을 긁고 간다.


“좋은 뜻으로 말한 건데 왜 그래?”
그 말도 맞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속으로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을 받는다.



오늘은 바로 그 ‘은근히 긁는 말’들의 정체를 풀어본다. 친근한 말투에 숨겨진 미묘한 공격성을 알아채고, 우리가 나도 모르게 쓰고 있던 말까지 점검해 보자.



1. “헉... 몰라?”


이 말은 겉으로는 단순한 놀람처럼 들리지만 속뜻은 “그 정도도 모르냐?”는 평가다. 특히 지식, 기술, 사회적 관습 등 ‘알아야 한다고 여겨지는’ 것들에 대해 이런 말이 나올 때, 상대는 작아진다.


< 대체 표현 >

→ “혹시 이건 잘 안 들어봤을 수도 있어”
→ “이건 좀 헷갈릴 수 있지, 내가 겪어봐서 알아”

상대방이 모르는 것에 대하여 너무 놀라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상대방은 무안하고 뻘쭘해진다. 나도 잘 몰랐으며,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상대방의 무안함을 풀어줄 수 있다.




2. “항상 그러더라~”


‘항상’, ‘맨날’, ‘또 그러네’ 같은 단어는 상대가 자신을 설명할 여지조차 막아버리는 말이다.
지금 벌어진 한 가지 상황을 말하는 척하면서 이전의 모든 행동까지 싸잡아 비판하게 된다. 예를 들어 친구들 모임에서 물을 쏟았을 때, "00 이는 항상 그러더라~ 내가 치워줄게."처럼. 친절한 것 같으면서도 잘 생각해 보면 너는 매번 사고 친 다는 함의가 숨겨져 있는 말이다. 당시에는 고맙지만, 집에 와서 생각해 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쁘다.



3. “너 진짜 신기하다.”

공감인 척, 판단이 들어간 질문이다.

‘신기하다’라는 단어는 은근히 “이해 못 하겠어”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담는다. 놀라움으로 포장된 비판이다.

< 예시 >

1) “넌 항상 반대로 가더라, 신기해~”

2) “와… 진짜 그런 스타일도 있긴 하는구나~”



4. “너 요즘 좀 예민하지 않아?”


이 말은 싸움의 불쏘시개다. 상대가 분명히 이유가 있어서 말하는데, 예민한 상대를 배려하는 척하면서 “그건 네 기분 탓이야”라고 몰아간다. 말하는 사람은 문제 해결 대신 상대의 감정을 비정상적으로 취급해 버린다.




5. “좋게 생각해~, 그렇게까지 생각할 일은 아니잖아”


이 말은 상대의 감정, 생각, 판단을 작게 만든다. 특히 본인은 큰 문제 아니라고 여겨도, 상대에겐 충분히 무겁고 진지한 사안일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해 사소한 것이라고 치부하며 문제를 평가절하하는 말은 공감 대신 단절을 낳는다. 좋게 생각하라고 나에게 마음을 써주는 듯하면서도 뒤돌아보면 기분이 상하는 말이다. 그런 사소한 것도 이해 못 하는 속 좁은 사람이 된 마음이 든다.



6. “그래도 난 너 이해해”

표면상 공감처럼 보이지만, ‘그래도’가 들어가면 뉘앙스가 달라진다. “내 기준으로 보면 이해 안 되지만, 이해해 줄게”라는 위에서의 시선이 묻어난다. 공감은 수평이어야 진심으로 전달된다. 정말로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차라리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공감해 주는 편이 낫다.



은근한 말 한마디가, 진심을 흐리게 한다


은근히 긁는 말은 친밀한 척 다가와 상처를 남긴다. 겉으론 매너 있지만, 속으로 불쾌한 대화는

관계를 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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