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ersive Art Exhibition
2023년 1월, 홍콩 Tsim Sha Thui의 Xiqu Center 옆에서 Claude Monet전을 다녀왔다. Immersive art 형식으로 열리는 전시로서, 미디어를 통해 흥미로운 기사들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게으른 탓에 전시기간이 거의 끝나기 직전에야 가까스로 전시를 보고 왔다. 무엇보다 빛의 화가라 불리는 Monet전이니 그 기대감은 매우 높았다.
전시를 보러 가기 전 전시형태가 다소 생소하여 Immersive art exhibition에 관하여 찾아보게 되었다.
Immersive art experiences harness technologies such as VR, holography, and digital projection to enable viewers to enter the work of art and become a protagonist within it.
Immersive art는 최신 기술을 이용하여, 관람객이 작품 속으로 들어가 마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해 주는 장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의 최신 기술이 시각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3차원의 VR 혹은 디지털 투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빛의 화가라고 불리는 Monet의 경우, 빛의 화려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전시의도와 제법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되었다.
*관련내용1: What is immersive art? The story of immersive art and 5 exhibitions you can visit in 2022 https://www.kooness.com/posts/magazine/what-is-immersive-art#So++what+is+immersive+art+
*관련내용2: 《En Voyage with Claude Monet》https://www.envoyage-monet.hk/
360 degrees sound and light show,
5.7m screen, 5000 ft2 area
5.7m / 2층 규모에 465(약 21X21m) sqm 면적. 규모면에서는 만족감이 높다. 거대한 스크린에 펼쳐질 Monet의 그림을 거닐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전시관 도착. 너무 기대가 높았던 것일까? 임시 천막구조로 만들어진 외관의 모습이 아쉬웠다. 하지만, 뭐 외관이야 관람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라며 스스로 위로했다.
하지만, 표를 내고 들어간 전시공간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천장의 트러스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철재기둥은 전시공간의 중간중간에 놓여 있던 것이다. 다행이라 해야 할까? 기둥은 반사도가 높은 메탈로 마감하여, 기둥이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발견되었다. 그렇지만 이 공간에서 정말 Immersive 할 수 있을까?
몰입하기 위해선, 전진 또 전진
전시가 시작되고, 기둥과 작품들 사이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만약 누군가 내 앞에 있다면, 난 그들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온전히 작품과 만나게 된다. 작품보다 작품 앞을 지나는 관객들에 시선이 먼저 가는 공간의 구조다. 관객 없이 그렇게 작품과 만나면, 360 degree의 공간이 무색하게 한 면의 벽과 마주한 채 벽면이 바뀌는 것을 감상하게 된다.
관람도 잠시, 서로 앞다투어 전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로감은 쉽게 찾아온다. 결국 의자를 찾아 앉게 된다. 그리고 작품과 관람객들이 함께 나오는 전시를 멍하니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뿐
모든 사람이 비용을 내고 입장한 터라, 내 앞 길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내 뒤에 있을 누군가를 생각하면 조심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서로가 서로를 살피며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눈에 잡힌다. 그리고 작품은 기억에 남지 않은 채, 30분이 흘러간다.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이전에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고 하니, 늦게 간 내가 운이 좋았던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전시를 보고 나서, 크게 두 가지를 느끼게 되었다. 하나는 Immersive 하지 않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Monet의 그림에서 느꼈던 강렬한 텍스트의 움직임이 없었다는 점이다. 텍스트는 시각보다 간접적 촉각으로 느끼게 되는 감각이니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어 보인다. 마치, 진공상태의 공간에서 Monet의 사진들을 보고 나온 기분이다.
마지막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며 찍은 영상을 짧게나마 공유하며, 이 글을 마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