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세미 Aug 31. 2022

덴마크에 살러왔어요

해외에서 한국으로 온 지 1년 6개월 만에 다시 해외 나가요..



한국에서 남편을 만난 지 2개월 만에 결혼을 생각했던 것은

막연히, 내가 이 남자와 결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남편은 내가 생각하던 이상형의 95% 이상이 되는 남자다..

만난 지 2개월 만에 결혼 얘기를 하고 덴마크에서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건 단지 이 남자 때문이었다.

한국에서의 삶은 내가 꿈꾸던 직장생활이 아니었고, 덴마크에 가서도 잘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날씨가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살면 되겠지..

직장을 못 구하면 직장을 구하던지 아니면 다른 것을 하면 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을 한 나였다.

 


남편을 만나다


남편은 한국으로 파견을 나왔었다. 내가 남편을 만났을 때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직장을 관두고 취업하고를 반복하던, 본가에서 가까운 회사에 취업하고 한 달도 안 되어 채 그만둔 그때였다.

남편은 한국으로 1달 정도 파견 예정이었지만, 길어져서 2달 정도로 길어졌었다.


남편을 만난 건 어느 펍에서였는데, 남편과 나는 그때 아이컨택을 하였지만 서로 다가가지는 못했었다.

남편은 그때 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아침에 일어나서 계속 내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내 생각을 했었다고?"

"응, 아침에 제일 먼저 그 생각부터 했었어. 그 눈빛을 잊지 못해. 아직도."

"그래서 어떻게 나를 기억했는데?"

"너의 헤어가 독특해서 바로 기억났지, 틴더!"


우린 틴더로 매치만 됐었었고 대화도 조금만 이어지다가 끝났었다.

나도 남편도 틴더는 깔아놓기만 하고 별로 안 건드려서, 나는 한참 이후로 남편이 대화를 걸어서 알게 되었다.


그 뒤로, 남편과의 데이트는 시작되었었다.

남편과의 데이트를 한 지 3주 만에 남편은 덴마크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고,

나는 서울에 취업이 되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남편이 그다음 달에 온다고는 하였지만, 정확하지 않고 코로나로 인해 쉽게 오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마음을 거의 접다시피 하였다.



결혼이 이렇게 쉽게 된다고?


떨어져 있는 동안 하루에 많으면 12시간, 진짜 길면 14시간 동안 통화를 했다.

나는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남편은 재택을 하면서 가능했었다.

떨어져 있는 동안 우리의 미래 얘기를 많이 했는데, 만난 지 1달도 채 되지 않아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남편과의 세 번째 만남에서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 나 결혼 할거 같아"

"결혼은 40살 이후에 한다며?"

"아니 진심으로 결혼할 남자 만난 거 같아"

"잘해봐라...(ㅋㅋ)"


엄마와 농담 따먹기 비슷하게 했는데, 진짜 결혼할 거 같은 생각이 갈수록 더했다.

물론, 내가 먼저 남자 친구, 여자 친구 하자고도 얘기했고...


남편은 진짜 거짓말같이 한 달 뒤에 다시 한국으로 파견을 왔었다.

나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해서 남편이 한국에 있을 때는 주말마다 꼬박꼬박 내려갔었다. 남편 보러..

그리고 캠핑을 갔었던 주말, 나는 남편을 티파니로 데려갔다...


남편이 얘기하길 이건 최고의 수법이다라고.. 얘기하곤 한다.

남편과 나는 만난 지 2달 만에 약혼반지를 보러.. (나는 항상 그냥 보러 갔다고 얘기한다)

남편은 그때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남편은 만난 지 7개월이 돼서 한국에 파견을 다시 왔고

부산 힐튼호텔 앞바다에서 프로포즈를 받았다.

프로포즈 받은 날


남편과 나는 결혼에 대해서 아주 적극적이었고, 롱디를 끝내고 결혼을 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그리고 또 덴마크에서..


나는 회사 모르게 웨딩 스냅, 식장, 드레스 등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사귄 지 1년째에 한국에서 식을 올리기로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은 불분명하게 되었다..



덴마크로 가자


언제 끝나는 코로나를 믿지 말고 나는 덴마크에 가서 혼인신고부터 하기로 했다.

일단 퇴사를 하고, 덴마크 갈 준비를 하면 된다.

천천히 덴마크어도 준비하고, 가면 뭐 먹고살지 몰라서 틈틈이 플라워 어레인지 강의와 유튜브 편집 강의를 배웠다.

이제 덴마크로 갈 준비는 다했다.

미리 덴마크 시청에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첨부했고, 어학원을 등록하였다.


1월의 덴마크.. 생각보다 무지 쓸쓸하고 우울한 나라인지도 모르고....




하지만, 나는 외국에서 오래 살아본 경험이 있다.

사는 건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하며, 백수로 적응하며 잘 살고 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