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삶, 나의 왕국을 허물 용기

아내의 시선

by OHS

삶이란 마치 하나의 왕국과 같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길을 걸으며 겪는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이루어진 견고한 왕국을 짓게 된다. 그 안에서는 내가 곧 법이고, 내 방식이 진리이며,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고 편안하다.


여기서 말하려는 '함께하는 삶'이란 단순히 누군가와 공간을 공유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넘어선다. 단순히 서로의 담을 허물고 맞이하는 것만이 아니라, 평생 견고하게 쌓아 올린 나만의 왕국을 모두 허물고 아예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함께하는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누군가를 삶에 들이는 과정은 희생과 불편함을 동반한다. 변기 뚜껑을 내리는 사소한 습관에서부터 삶의 중요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나의 방식만이 정답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때로는 '혹시 나만 상대에게 맞추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나 그 반대의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다툼의 순간에는 '내가 과연 이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까지 찾아오기도 할 거다.


어쩌면 다 큰 성인이 서로의 삶과 가치관, 방식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미 각자 너무 다른 경험을 하며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해 왔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상대를 내 방식으로 완벽하게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그렇구나'하고 인정하며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도 저 사람. 나와 마음의 본질은 같을 거야'하는 믿음으로 한 발 물러설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단순히 서로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충돌을 멈추고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타협은 필수이며, 만약 이런 타협조차 어려운 사람이라면, 함께하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용기 있고 불편한 '함께함'은 상상 이상의 가치를 가져다준다.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우리는 상대의 눈을 통해 혼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야를 경험하게 된다. 나만의 방식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는다. 상대방을 포용하는 법을 배우며, 각자의 부족함을 채우고 강점을 살려 서로가 더 큰 성장을 이루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함께함으로써 인생의 목표가 더욱 뚜렷해지며 세상을 헤쳐나갈 든든한 동지가 생긴다.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고, 때로는 귀찮음마저 이겨내고 행동할 강력한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어느 날 남편과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혼자만의 행복은 수직으로 100%를 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행복의 총량은 제한적이다. 반면, 함께하는 행복은 수직적으로는 100%에 도달하기 어려울지라도, 행복의 범위 자체가 넓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행복의 총량은 훨씬 더 커진다."


Group 1.png 우리가 생각한 행복의 범위


어디선가 "행복하고 싶다면 함께하고, 자유롭고 싶다면 혼자 하라"는 말을 들었다. 어떤 삶이 더 가치있다 얘기하는게 아니다. 그저, 함께하는 삶이란 혼자서는 도달할 수 없을 행복의 범위를 경험하고, 서로를 통해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의미 있는 삶의 한 갈래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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