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타오 Oct 30. 2024

울지마요, 그대여

그녀는 작은 키의 얼굴이 하얀 사람이었다. 작은 얼굴에 큰 테 안경은 그 당시 유행이었지만 그래도 그녀의 안경테는 그녀의 얼굴을 덮고 있는 듯했다. 그녀의 존재는 알고 있는 정도였는데 그날은 내가 아무래도 무슨 이상한 기운에 끌렸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그날은 한 친구의 아버지 장례식장이었다. 우린 아직 철없는 룸펜들이었고 그곳에서도 추모는커녕 술을 축내며 세상을 논하고 있었다. 그녀도 같은 친구였는데 그녀는 그날 베이지색 투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녀가 음식을 나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이상하게 내 눈에는 천사가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나는 그날 그녀에게 미쳤었나 보다.


자정이 지날 무렵쯤 일찍 사업을 하고 있던 친구의 카페로 우리는 안주될만한 것들을 가지러 함께 갔는데 이상하게 그때부터 내 마음은 그녀를 향해 있었다.


며 칠 후 나는 그녀 의 직장 앞에 가서 그녀를 기다렸고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나는 그 녀를 기다렸다. 어느 날 나는 친구의 카페로 가서 그녀와 잘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사실상 그 말은 그녀에게 조금은 잔인한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훗날 그 친구가 내게 웃으면서 고백 아닌 고백을 했던 것은 결혼 후 한참이 지났을 때였다. 그래도 난 그 친구의 마음을 무참히 무시했고 오히려 그 친구에게 지금의 아내와 잘되게 도와달라고 했다. 친구는 웃으며 우리를 도와주었고 우리는 뜨거운 사랑을 약 두 달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초고속 결혼을 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음악을 하며 만난 그녀와 나의 생활은 서로 거꾸로였고 나의 생활은 절제되지 않는 삶으로 총각 때나 별반 차이 없이 이어져 가고 있었다.


 그와 함께 내게는 못된 술버릇들이 있었는데 참 오랫동안 이어졌다. 아이를 낳고 음악을 그만두라는 요청을 받고 나는 내 마음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음악을 정리했다. 그리고 취업을 하고 다시 무역인으로 살아가며 우리는 두 아이를 낳는다.


참 모진 인생을 살면서 지금 우리는 벌써  약 5년 이상 서로 떨어져 지낸다. 가족에게 많이 소홀한 가장으로 지내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글을 읽으면서 느끼겠지만 나는 지금 실업자다. 하지만 일을 하는 실업자이고 희망적인 실업자다.  어찌 보며 나는 망한 사람이 아니고 연구소의 좋은 기술이 향후 구원할 것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동안의 모든 상황은 내가 나만 생각했던 이기적인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말하듯 나는 충분한 벌을 받으며 살고 있다.


사실상 이런 아픈 상황을 내 마음으로 써야 하나 나의 아내의 마음으로 써야 하는 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아직은 어렵지만 점점 더 나는 그녀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곡도 이제 올해 내가 완전히 금융적 상황이 거듭날 때 그녀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음악으로 만들어 본 것이다.


울지 마요, 그대여


지난 시간 너무 힘들었지만

그댄 이미 모두 이겨낸 사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지만

미안함은 항상 갖고 있었죠.


울지 마요 그대여

더 이상 울지 말아요.

이제부터 힘든 일

다시는 없을 거예요.


웃어봐요 이제는

준비된 세상 속에서

힘든 일은 잊어요.

이제는 드리겠어요.


미워하고 원망했던 날들은

모두 세월 속에 묻어버려요.

다시 처음 같은 사랑 찾아서

남은 시간을 불태워 봐요.


울지 마요 그대여

더 이상 울지 말아요.

이제부터 힘든 일

다시는 없을 거예요.


웃어봐요 이제는

준비된 세상 속에서

힘든 일은 잊어요

이제는 드리겠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H2Eb-GzVQ3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