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BAND PEACE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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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신경준의 계획

by 이문웅 Jan 06. 2025

미나는 오늘만큼은 카페 알바를 쉬기로 하고, 밴드 멤버들과 함께 경준의 사무실로 향했다. 경준의 사무실은 크지는 않았지만, 벽에는 과거 그의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는 포스터, 사진, 그리고 앨범 커버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이곳은 단순한 사무 공간이 아니라, 경준이 걸어온 길과 비전을 압축해 놓은 박물관 같았다.


경준은 멤버들을 보자마자 반갑게 맞이했다. “왔네, 왔어! 기다리고 있었어.” 그는 따뜻한 미소와 함께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친근하게 반말을 시작했다.


“자, 내가 누군지는 이제 다들 알겠지? 시간 날 때 검색 좀 해봤을 거라 생각해. 그런데 중요한 건,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할 일이야.”


밴드 멤버들은 경준의 자신감 있는 태도에 압도되면서도, 그의 말을 경청했다. 경준은 손짓으로 옆에 서 있던 박 실장을 불렀다. “박 실장! 준비 다 됐지?”


박 실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회장님. 대회의실로 모시면 됩니다.”


현대 엔터테인먼트의 흐름을 읽다


경준의 안내로 밴드 멤버들은 대회의실로 이동했다. 대회의실은 소박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꾸며져 있었다. 중앙에는 대형 화면과 멤버들의 이름이 적힌 의자가 준비되어 있었다.


모두가 자리에 앉자 박 실장이 발표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밴드 피스 여러분. 오늘은 저희가 현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자 합니다.”


박 실장은 화면을 통해 글로벌 음악 시장의 변화와 성공 사례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단순히 음악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음악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 영상 콘텐츠, 그리고 팬과의 소통이 필수적인 시대입니다.”


박 실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성공한 사례들을 하나씩 보여주며 말했다.

“예를 들어, BTS의 성공은 단순히 음악의 힘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소셜 미디어 전략, 팬덤 구축, 그리고 멤버들 각각의 매력이 하나로 융합된 결과였죠.”


경준이 발표를 지켜보다가 말을 이어갔다. “자, 여기까지 들었으면 이제 대충 그림이 그려지지? 밴드 피스, 너희는 단순히 한국에서만 활동할 밴드가 아니야. 너희의 음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가능성이 있어.”


재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지만… 저희가 그 정도로 준비가 된 건가요?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경준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 당연한 거야. 근데 내가 너희를 눈여겨본 이유는, 부족함 속에서도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야. 특히 너희만의 개성과 색깔은 다른 밴드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해.”


수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글로벌 시장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경준 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는 것 같아요.”


미나는 말없이 경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흥분과 설렘이 가득했다. 그녀는 이번 기회가 밴드 피스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예감을 느꼈다.



박 실장은 이어서 밴드 피스를 위한 프로젝트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저희는 밴드 피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우선, 여러분의 음악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새로운 곡 제작과 함께 영상 콘텐츠 제작을 시작할 겁니다. 또한, 미국의 대형 탤런트 쇼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팬덤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입니다.”


경준이 다시 말을 이어받았다. “단, 기억해야 할 게 있어. 이 프로젝트는 쉽지 않을 거야.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팀워크가 더 단단해져야 해. 그리고 중요한 건, 모든 과정을 함께 한다는 거야. 밴드는 결국 하나로 움직여야 해.”


경준과 박 실장의 설명이 끝난 뒤, 멤버들은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설렘과 부담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재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는… 도전하고 싶어요. 이렇게 큰 기회를 놓치는 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수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우리 모두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예요.”


기호와 미나도 동의했다. 결국, 밴드 피스는 경준의 제안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었다.


경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 이제부터 우리는 한 팀이야. 오늘부터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거다. 기대해도 좋아.”


그 순간, 밴드 피스는 진정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그들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일이었다.


경준은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여기서 더 중요한 건, 바로 성장과정이야. 그래서 미나, 너 아이 양육비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전혀.


그리고 한 가지 더! 혹시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나 신경준을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봤겠지만, 이번 프로젝트로 나도 발전을 통한 세탁이 이루어질 거라는 것을 명심해. 나도 뭔가 달라질 거라는 거지. 그래서…”


경준은 그 말을 마친 후, 사무실 문을 열며 외쳤다. “이봐, 김변! 들어오지.”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김창욱 변호사였다. 그는 깔끔한 정장에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멤버들을 바라보며,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밴드 피스 여러분. 저는 김창욱 변호사입니다. 여러분들의 계약과 기타 처우에 관한 모든 법적 문제를 처리할 사람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법적 문제까지 모두 맡게 될 테니, 계약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밴드 멤버들은 여전히 조용히 듣고 있었다. 모두가 경준의 말에 흥미롭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김변호사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조금씩 안도감을 느끼는 듯했다. 경준은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계약은 매우 만족스럽게 진행될 테니 걱정 말고. 자, 이제 질문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


그 순간, 멤버들은 잠시 침묵에 빠졌다. 모두가 경준의 말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이 교차하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기호는 결국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왜 저희죠? 저희보다 잘하는 팀이나 가수들도 많잖아요. 저희는 그저 평범한 밴드인데요…”


경준은 살짝 웃으며, 여유로운 목소리로 답했다. “그게 바로 중요한 거지. 그게 바로 인연법이라는 거야. 난 인연을 믿거든. 우리가 만난 건 우연이 아니야. 너희에게는 다른 팀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 그리고 그걸 내가 보고 있는 거야.”


경준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는 방금 한 말을 흡입하듯 들려주었고, 이제 사무실을 떠날 시간이 되었다. 그는 빠르게 일어났고, 박 실장에게 말했다. “나머지 일은 박 실장과 김 변호사를 통해 상의하도록 해. 나는 좀 나가볼게.”


경준은 미소를 지으며 사무실을 떠났고, 멤버들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박 실장과 김 변호사는 그들을 향해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과 계약서 내용을 준비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멤버들은 각자 자기들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한듯했다. 이 기회만은 절대 놓칠 수 없다는 것을.


계약서를 꼼꼼히 살피고 가장 먼저 리더인 기호가 서명을 하고 다음 수현, 재민, 나연, 미나순으로 서명을 했다. 그리고 즉시 그들의 통장에 계약금이 엔 분의 일로 입금 되었다. 그 돈은 그동안 그들이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금액이었기에 각자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소식을 전했다. 단 한 사람 수현만 표정의 변화가 전혀 없었다.

이런 표정의 변화를 경준은 대표 집무실에서 다 보고 있었다.


재밌는 한 판 갬블이 시작되는 거야!

경준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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