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작품 처럼 만들어봐

시간을 관리하는 일

by 광규김

철하게 준비하고 기획한다.

골머리를 앓으며 구상한다.

그렇게 겨우 구조를 만들며 쌓아 맞춘다.

글을 쓰듯이 그림을 그리듯이 그리고 곡을 쓰듯이 말이다.

공교롭게도 나는 세가지 작업을 다 즐겨했었다.




한 때는 미술을 전공하고자 했었다.

개인적인 사정과 문제로 인해 그러지 못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술을 하지 못한걸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림을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게 아니었고,

나는 해당 분야에 그만한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신학을 하게 되었다. 많은 책을 읽었고 많은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걸 찾았다. 내 생각을 표현하고, 하고 있는 고민을 끝까지 하게 되는 것.


예술가가 작품 하나를 만들듯이 글 한편을 쓰고 체력을 온통 탕진 하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

설교를 하고 강연을 다니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람의 고민을 대신해주며 세상의 고민과 아픔을 가슴에 품는 것.

바로 사랑을 하며 정의를 놓지 않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고 내가 진정 해야하는 일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나니 시간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시간을 관리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었다.

본디 감정적인 사람이라 시간을 관리하는 일에 큰 관심 없이 즉흥적으로 움직이곤 했다.


일상을 구상하고 매일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듯이 하루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때로는 글을 쉬듯이 하루를 쉬기도했고 노래를 부르듯 하루의 선율을 연주하기도 했다.

때로는 최상의 상태를 끝까지 유지하는 성악 처럼 때로는 원하는 소리를 내는 실용 보컬 처럼 내가 원하는 기술과 기교를 부리며 하루를 살았다. 꽤 심한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말 치고는 호사스럽기 그지 없는 소리다. 하지만 기획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더는 아쉬운 소리를 못하게 되었다.


단지 하루를 계획적으로 살아라,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라. 그런 말은 큰 위로가 되지도 별로 와닿지도 않을거란걸 잘 안다. 대신 하루를 좀 더 트렌디하게 살고, 하루를 좀 더 목표에 가깝게 살았으면 한다.


언젠가의 하루를 위해서라도 고민하고, 언젠가의 하루를 위해서라도 골머리를 앓아라. 순간을 위해서. 한순간을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소설가는 한 순간을 만들기 위해. 그 한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빌드업을 한다. 음악을 만들 때도 그 소절을 만들기 위한 빌드업을 할 때가 있다.


당신 인생에서도 그 순간들을 위한 빌드업의 순간이 있고 여러차례의 클라이막스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 순간이 지났다한들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매 순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인간의 삶이란 어떻게 다가올지 모른느 것이기 때문에 나는 더욱 매력적이고 무서운 것이라 생각한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쉽게 다룰 수 있다. 너무 쉽게 다뤄선 안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듯 살아도 좋고, 작곡을 하듯 살아도 좋다. 던져내듯 아이디어를 하나 내놓고 그것에 몰두하며 하루를 보내도 좋다. 그것만으로 이미 작품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곧 있을 단편 촬영 준비를 위한 시나리오를 짜면서, 그리고 내일 있을 공연 준비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다. 순간을 위한 집중을 하고 있지만 사실 순간들을 만들기 위해 나는 하나의 작품 같은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는게 아닐까. 그렇지 않아도 상관 없는 것은 나는 나의 오늘에 충분히 만족을 하고 잠에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이라는 것은 심혈을 기울인 것. 그래서 뒤돌아보면 피드백할 내용은 있을 수 있지만 찝찝함으론 남지 않는 나의 커리어가 되는 것이다. 당신의 하루는 당신에게 커리어가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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