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외로운 날

광규 김 에세이

by 광규김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외로운 날이 있다.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사무치게 외로운 날이 하루쯤은 있는 것이다.


그걸 잘못된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외로운 자연스러운 것이다. 존재론적 단절로 인해 겪는 존재 사이의 거리는 우리로 하여금 깊은 고독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걸 즐길 수 있는 이와 잠깐의 외로움에도 크게 흔들리는 이들은 극명하게 나뉜다고 할 수 있다.


외로움을 즐긴다는 건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혼자 있는 시간을 오롯이 자신과의 대면으로서 채워나갈 수 있는 인격의 도야는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스스로 생각에 잠기거나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들에 몰입할 수 있는 건 자존감이 없어 항상 안절부절못하는 이들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을 그만큼 잘 알고 아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외로운 날이 있다. 사람들은 내게 종종 묻곤 한다. '전도사님, 요즘 너무 외로운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나는 대답한다. '외로운데 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실까요? 우리 거기서부터 시작해봐요.'


자신의 외로움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오는 이들이 있다. 주로 연애를 못해서 외로워 보이는 이들이 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낼 지혜가 있지 않다면 둘만의 시간도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의존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런 식으로 만남을 갖게 된다면 건강하지 못한 인간관계를 맺어가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나는 우선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은 다음에 연애를 생각하라고 한다.


외로움은 이상한 게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것이다. 우린 누군가의 품을 떠나오면서 태어났기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하염없이 그 품을 찾아 눈물을 흘린다.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뭇 새롭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시작하면서부터 그 외로움이란 것과 함께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저마다의 외로움을 잘 달래고 그것과 대면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인격적으로 성숙한 훌륭한 어른이란 그 외로움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내면을 비춰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인격적인 도야를 이룰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이들을 우리는 어른스러운 사람이라 부른다.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그것은 어느 순간 이뤄 더 이상 오를 경지가 없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성장의 도상에 있다.


어쩔 수 없이 외로운 날. 당신은 그 외로워하는 자아를 만나줄 준비가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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