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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규김 Oct 16. 2023

글쓰기 좋은 가을이 오면

광규와 함께 글을

가을이 왔습니다

언제고 떠나버릴 가을이지만, 이 잠시의 만남이 무척 반가운 마음입니다. 이제는 가을이 짧아진 만큼 저는 가을의 공기가 더욱 그립고 소중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 그리고 독서의 계절이라 부릅니다. 가을은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계절이면서, 시원하고 건조한 공기를 마시며 드디어 타자를 묵상할 수 있는 좋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가을이 친우가 되는 일은 기쁜 일인 이유입니다. 가을은 내 마음이 하늘처럼 탁 트인 창이 되게 해주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unsplash


글을 쓰는 법에 관하여

글을 어떻게 쓰느냐.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묻는다면 이미 시중에 많이 나온 조언들 이상의 것이 나오지 않습니다. 요약하자면 글은 결국 쓰는 것이고, 많이 쓰고 더 고쳐 쓸수록 좋은 글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게 뭘까요? 결국 마음먹기에만 머무르지 않는 행동력입니다. 분주함과 귀찮음을 이겨낼 수 있는 애정과 희생입니다. 과거를 포기하지 않고는 결코 미래를 바꿀 수 없습니다.


저는 잠시 책상을 떠나 걷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금껏 나눴던 세계와의 소통과 내밀한 만남 속에서 떠오르는 영감과 점멸하는 감격들을 꼭 기록해두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경험으로 뛰어드는 일이 필요합니다.


생각을 할 여유가 지금 마음에 없다면, 산책 고를 걸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걷기 많은 좋은 일이 없습니다. 그때에 눈에 들어오는 장면, 귀에 들리는 소리, 피부로 와닿는 많은 촉감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그 모든 게 글이 됩니다. 모든 것은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풀어내기 위한 시선, 곧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말을 건넬 수 있을 만큼 감정이 정제된다면 이제 글로 옮기면 됩니다. 그렇다 하여 이를 윤색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의미를 해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휴대전화가 있어 메모를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늘 작은 수첩과 펜을 챙겨나가야 했지만, 저는 요즘 가방에 노트북 하나만 챙겨서 이곳저곳 쏘다니기를 즐겨합니다. 여유가 생길 때마다 장소를 바꾸고, 익숙한 곳을 새롭게 보면서 제 마음이 새로워지길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가을이니까

이 모든 운신에 어려움이 없는 가을이 벌써 지나고 있습니다. 이제 수능이 가까워진 11월이 되면 날씨는 한층 추워지겠지요. 그러니 이 시절을 아낄 수 있길 권면하는 바입니다. 오히려 가을이니까 여름과 겨울보다 자연의 불편함을 상쾌함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여름과 겨울에는 거리에서 글을 쓰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겨울잠으로 계절을 견디는 다람쥐와 개구리처럼 많은 양식을 마음에 쌓아두길 바랍니다. 삭막한 시간 동안 다시 피어나기 위한 양분으로 마음을 살찌워야 합니다. 계절이 너무 거세지면 그만큼 느끼는 감각도 한 가지로 한정될 때가 많이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겨울 역시 소중합니다. 


겨울이 주는 감각을 그저 머리에 떠오르는 통념대로 표현하기만을 조심하면 좋겠습니다. 겨울은 따스할 수도 있고, 정겨울 수도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어휘의 연결은 우리의 뇌를 더욱 활발하게 빛나게 합니다. 이 창조적인 능력이야말로 글 쓰는 사람이 귀히 여겨야 할 개념입니다. 이를 요즘은 창발(創發)이라는 말로 흔히들 표현합니다.


글을 마치며

이 정도면 제 마음이 전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실용적인 글쓰기를 기대하셨을까요? 조금 멀리 돌아오지만 저는 진심을 열고서 대화할 수 있는 글쓰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누군가 만나 마음과 마음을 나눌 장을 마련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내게 가장 소중하고 절실히 필요한 것이었지요.


이제 다음 만남을 기대해야겠습니다. 또 언제 이곳을 찾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반드시 찾아오리라 그리 약조하고 싶습니다. 언약은 사람의 관계를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우리가 꼭 다시 만나길 소망하며, 글쓰기 좋은 가을에 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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