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남의 말
< 주변인들은 그다지
우리가 성공하길 바라지 않는다. >
당신과 나, 우리가 진정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제 멋대로 하라는 말이 맞다. 절대 주위에 많은 신경을 두어서는 안 된다. 나아갈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제대로 바라보는 것만이 중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남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을 필요가 없다. 주변인들은 그다지 우리가 성공하길 바라지 않는다.
당신은 주변의 친구든 지인이든 누군가가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라고 응원해 본 적이 있는가? 정말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염원이었는가? 본질적으로 그러한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시기 한 점 없는 순수한 마음으로 타인을 응원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사실은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길 바란다. 사회적으로 <친구>라고 하는 관계의 대부분이 소득 수준이나 교육 수준이 비슷하다는 경향도 하나의 증거로 볼 수 있겠다.
우리는 잘 나가는 사람을 보면 동경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질투한다. 타인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부를 이뤄냈는지 그 사실 확인은 별로 중요치 않게 여긴다. 오히려 정당한 방법이 아닌 편법을 썼거나 단순히 운이 좋았을 것이라 치부하곤 한다. 근거를 원한다면 근처에서 주목을 끄는 비싼 차가 지나갈 때 일어나는 주변 일상 속의 대화를 들어보면 된다. 또는 재벌 혹은 부자는 악하고 노동자는 선하다는 편견이 사회에 만연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주제의 콘텐츠들이 주로 미디어를 통해 소비된다.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겠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미디어에 물들어 있다.
기고만장한 신인 아티스트들은 유명 아티스트를 보며 "저 사람이 만드는 것보다 내 것이 더 나은데 왜 대중들은 저런 것을 소비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나도 예전엔 위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 물론 모두가 100% 그렇다고 단언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말길 바란다.
현실에선 훈수가 참 많다. 인터넷에서 봤던 재밌는 이야기 중 하나는 "그 돈이면 더 보태서.."이다. 사회 초년생이 첫 차로 모닝을 산다고 하면 경차는 안된다고 조금만 보태서 K3를 사라고 한다. 알았다, 그럼 K3를 사겠다고 하면 K3 살 바에 그 돈이면 조금 보태서 소나타를 사라고 하고... 조금은 과장되었지만 BMW와 벤츠를 지나 결국 벤틀리까지 간다는 이야기다.
피아노도 마찬가지다. 첫 피아노로 전자피아노를 산다고 하면 분명 누군가는 "전자피아노가 무슨 연습이나 되겠냐? 전자피아노는 장난감이다. 진짜 피아노를 사야지."라며 훈수를 둘 것이다. 업라이트 피아노를 산다고 하면 또 누군가가 그랜드 피아노를 사라고 할 것이고. 결국엔 그랜드 피아노는 공간도 차지하고 방음도 어렵고 밤에는 못 친다고 다시 전자피아노를 사라고 하겠지. 역시나 남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전자피아노를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전자피아노를 사자.
내가 처음 피아노를 산다고 할 땐 피아노 칠 줄은 아냐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대학 피아노과에 가겠다고 할 땐 "네 나이엔 늦었다, 요샌 여섯 살 먹은 어린 애도 작곡한다. 내가 직접 봤다."라는 선생이 있었다. 심지어 엄마도 그냥 직장에 가라며 울고불고 난리였다. 첫 정산에 칠천 원을 받았을 땐 비웃음을 보였던, 가요 같은 돈 되는 음악을 하라던 가족들이 있었다.
다 무시했다. 정말 저 말들이 내가 다 잘 되길 바라서 한 말이라고?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나는 왜 순수하게 나를 응원해 주던 소수의 사람들만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인가. 나의 자존감을 깎아 먹던 이들을 향해 '나중에 내가 잘 나갈 땐 어떻게 반응하나 보자'라고 속으로 되뇌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
주변 사람들이 당신이 잘 되길 바라며 조언을 하는 것 같은가? 아니다. 그냥 당시에 떠오르는 말을 대충 내뱉는 것뿐이다. 분명 당신이 어떻게 되든 크게 관심이 없다. 당신이 억만장자가 되길 바라지도 않는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을 탈출하려 한다면 바닥에 깔린 다른 개구리들은 탈출하는 개구리가 쉽게 나갈 수 없도록 훼방을 놓는 것이다. 그저 그런 거다.
잘 생각해 보자. 나의 일을 나보다 오래 고민하는 사람은 이 세상엔 없다. 내 인생을 대신해서 살아줄 사람도 없으며 결국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주변인의 이야기를 들으려면 차라리 같은 업계 선배의 말을 들어라. 그중에서도 성공한 사람의 말을 골라 듣는 게 좋다. 아니면 말을 듣지 말고 개척해 둔 길을 따라가자. 적어도 말을 듣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누군가는 나에게 그저 “고집 센 놈”이라고 쉽게 손가락질할 수 있겠다. 그러나 나는 기어코 작곡가가 되었다. 그래서 내 앞길에 훼방을 놓던 개구리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무엇이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