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건너는 문장

by 권성선

5월의 바람은 아직 따뜻하지도, 완전히 차갑지도 않다.
햇살은 환하지만, 그늘엔 서늘한 기운이 남아 있다.
겨울도, 여름도 아닌 이 계절은 ‘지금 여기’에 잠시 머무는 시간 같다.
지나가는 틈새처럼, 짧고 조용하다.


글을 쓰다 보면, 계절이 자꾸 문장 속으로 들어온다.
계절을 설명하려는 건 아니다.
그저 그때의 마음이, 바람처럼 문장에 흔들리듯 담길 뿐이다.


어떤 문장은 5월을 닮았다.
아직 다 피지 않은 감정, 말하지 못한 문장들.
때로는 오래전에 지난 감정이,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감정을 글로 바라보는 일이, 글을 쓰는 일인 것 같다.


햇살 한 번, 바람 한 번에 마음이 달라질 때가 있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달라진다.
예전엔 보이지 않던 색을 이제는 알아본다.


나는 오늘도 그런 글을 쓴다.
지나간 계절과 다가올 계절 사이,
잠시 멈춰 선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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