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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치 Aug 26. 2024

불안감에 휩싸일지라도 환경에 굴복하지 않겠다.

또다시 취업에 목매고 있던 자신을 반성해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으로 해외에 나왔는데, 나는 또 다시 익숙한 길을 찾고 있었다. 링크드인 잡스트릿 등 해외 구직 사이트에 이어 이제는 사람인과 잡코리아까지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한국이었으면 쳐다도 안봤을 구직사이트들을 해외에 있으니 마음이 조급하기 때문일까.


구직사이트와 채용공고를 보는데 하루에 3시간 가량을 쓰다가 문득, 아니 근데 이건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었는데 내가 왜 이걸 보고 있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하자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지금 말레이시아에있다. 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단순히 쉬기로 작정을 했지만 쉬었다면 돌아가야하는데, 돌아갈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정리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01. 말레이시아 비자(VIsa)


먼저 이 곳에 더 있으려면 비자가 필요하다. 비자를 위해서 취업을 알아보았는데, 대부분 한국인이 말레이시아에서 취업할 분야는 BPO회사의 Korean Customer Service부분이다. 내가 해오던 일은 아니었어도 이 직무를 잘 해낼 자신은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BPO회사가 많은 외국인 직원을 핸들링하기 힘들어하기 때문일까 1년-2년 계약과 그 안에 퇴사할 시 패널티를 최대 3개월치 월급까지 건다고했다. 또한, 대부분 직원에게 불리한 계획이 다반수이며, 퇴사할때 조차 곱게 보내주는 일이 잘 없다고.. 좋은 BPO회사를 만나면 좋은 경험이겠지만, 나쁜 경험을 하고 나온 사람들의 사례가 더 많은 듯 해보였다.


이 이야기들을 듣고나니 역시 쉬운 길에는 언제나 탈이 나길 마련이라고 생각했다. Korean Customer Service 직무 역시 면접과정을 거치는 정식의 채용이긴 하지만, 현재 말레이시아 대부분의 BPO회사는 인력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일을 구하는게 어렵지 않다. 하루에도 똑같은 공고가 몇 건씩 계속 올라오고 있다. 사람을 소비하는 부품으로 생각하기때문에 그렇겠지만.


그래서 조금 귀찮고 복잡하지만 디지털노마드 비자로 돌아가보기로했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자녀교육때문에 말레이시아에 오기때문에, 디지털노마드비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비자 에이전시에서도 그 비자는 받기가 어려워서 대행을 진행하지 않는다고도 한다. 그럴지언정 안되는건 아닐테니, 일단 디지털노마드 비자를 신청해보자.


02. 콘텐츠 생산


요즘같은 시대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내 능력껏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는 콘텐츠가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릴스등등이 대표적인 예가 될텐데.. 사실 그 동안 영상 콘텐츠에 대해 도전을 안해본건 아니었다. 나름 한국에서 캠핑을 좋아해서 캠핑다닐때 영상을 찍어 유튜브로 올려보기도 했었고, 뭐 나름.. 나름대로 계속 해보려고 고군분투중이었다. 해외에 나오면 꼭 해외 브이로그를 찍어봐야지 했는데, 아무도 안볼 것 같은 내 영상들을 계속 만들어서 무얼하나 싶은 마음에 영상을 찍다가도 편집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청자를 생각하지 않고 기록용이라고 정신승리하는 것도 좋지만, 개인의 욕심으로 만들어지는 출판서가 종이 쓰레기로 남듯, 나도 디지털 쓰레기를 만드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던 당시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에 대해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내가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한국에서는 마케팅이 받쳐주지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제품을 기획하기 전에 소셜미디어부터 기획하는게 KPI로 봤을때 저비용고효율 전략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렇다면, 콘텐츠를 만들어 채널을 만들어 보기로 생각했다면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지고 있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브랜딩,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로 정보를 전달 수도있지만 어차피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많으니, 그것보다는 여기에서만 있는 일로 내가 사는 해외 도시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보고 보는이에게도 도움이 있는 그런 영상으로 새롭게 기획해보려고 한다. 


03. 좋아하는 것,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기


기존에 하던 일와 루틴을 벗어나고자 해외로 나가보겠다는 다짐을 했다. 뭐 당연하게도 여전히 지금 생활비를 버는 분야는 기존에 하던 일이지만,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공부도 좀 해야할 것이고, 그 분야에 대한 연구도, 네크워크확장도 필요하다. 그런데, 사실 그 분야가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 하고 싶은 새로운 일이라는거 아직도 정리가 안된다.


내가 더 관심을 가지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분야가 무엇일까. 태생이 세상 만사 모든일에 관심을 가지는 타입으로 꽤나 피곤하게 살아왔다. 특출나게 잘하는 것은 없으나, 대부분의 것을 중간이상을 하는 사람이다. 좋은 말로는 제너럴리스트라고도 부를 수 있고, 그럼에도 디자인 분야를 오래 해왔으니, T자형 인재라고 포장 해 볼수도 있겠다. 나 같은 종류의 사람이 꽤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도 무언가 하나를 제대로 해보고 싶은데, 세상만사 재밌는 게 너무 많고 관심 가는 게 너무 많은 걸 어떡해야 좋냔 말이다. 디자인을 좋아했지만, 디자인 하나만 하기에는 디자인 말고도 재미있는 게 세상에 많다는 걸 안단말이다. 아니면, 디자인을 통해서 세상의 다양성을 보게된 탓일 수도 있고. 


그 동안 해본적도 없는 자아성찰을 30대가 되서야 한다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고, 어떤 분야에서 빠르고 특출나게 성공할 수 있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 그게 나도 가장 하고싶다. 한가지일에 집중하라는 조언인듯 충고같은 말을 자주 듣는편이다. 그런 말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인지보다는 안정적으로 사회에서 인정받고 수입을 벌 수 있는 일을 한다거나, 아니면 부모님 덕에 길이 결정되어 포장도로로 쭉 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진짜 자아성찰을 해본 사람이 감히 할 수 있는 충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혹시 나처럼 누군가 흔들리고 있다면, 우리는 아직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면서 좋아하는 것을 당당히 찾고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자고 같이 응원하고 싶다. 문득 나이와 환경때문에 닥쳐오는 불안감이 나를 다시 취업사이트를 열게 만들더라도, 그런 환경에 끝끝내는 굴복하지 않고 우리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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