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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실천 편 9일 차

비우기 9일 차

by 조용해


오늘은 꾀가나서 제가 안 하고 시켰습니다.


제 미니미 아들의 방을 그의 손을 빌어 비웠습니다. 저는 코치만 했습니다. 꿀잼이네요.

첫 번째 갱생 프로젝트(아이에게 친절하게 말하기)와 콜라보라고나 할까요?


청소는 시키되 명령조가 아닌 부탁이나 청탁(?ㅎㅎㅎ) 어조로. 상냥하게 그러나 행동은 다소 격하게 쳐들어갔네요.

왜냐? 눈치 빤한 요 뇨석이 제가 청소를 시키려는 줄 알면 귀신같이 청소할 수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을

만들어 버리거든요. 쿄쿄쿄 그러나 오늘은 제가 이겼습니다. 사전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들어갔거든요.


타깃은 그의 너저분한 책상과 책장입니다.


매일 저녁 자기 전 30분 전에 청소를 루틴으로 만들어 줬는데도 오늘 들어가 보니 가관입니다.

그동안 제눈에 안 뜨이게 잘도 쑤셔 박아 놓았더군요. 책장을 일부러 칸이 많이 나눠져 있는 것으로 골라

종류별로 꽂을 수 있게 해 줬건만 동화책이랑 만화책이랑 교과서가 정렬은 되어 있으되 마구 섞여 있어서...

어쩐지 가끔 그렇게 교과서를 찾으러 다니더라고요. 안방까지 들어와서. 어쩐지 어쩐지 그동안의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다량의 과자봉지가 책장 뒤에서 검거되었고 속옷과 양말도 책 뒤에 교묘히 숨겨놨군요. ㅎㅎㅎ


모으는 피귀어들도 여기저기 막 돌아댕기고... 레고 조각이 사방에... 폭풍 잔소리를 부르는 상황이었으나... 숨을 꼴딱 삼키고 차근차근 조근조근 조였습니다. 연필꼿이도 여러가지 분류할 수 있게 여러 개 사줬는데 각자마다 나눠져 있지 않고 다 섞여 있는 바람에 그거 분류하는데도 장시간이... 사준 보람이 없네요 보람이... 지도 힘든지 다시는 어지르지 않아야겠다고... 효과가 있네요. 제가 그걸 노렸거든요 ㅎㅎㅎ

작년 교과서들이 정리되지 않고 올해 교과서랑 섞여 있지 않나... 어쨌든 어찌어찌 정리하고 나니 버릴 책이 한무대기 나오네요.

제 목소리의 데시벨이 올라갈뻔한 순간들이 잦았지만 위기의 순간들에 잘 대쳐 한듯하고요.


책장을 비웠더니 훨씬 정갈하니 좋네요. 본인도 만족합니다. 그의 책상이 이렇게 유리알 같은 적이 없네요 ^^


어쨌든 오늘은 저의 손발이 고생하지 않고 입이 좀 고되었으나 할만했습니다. 자주 하고 싶지만 그러면 효과가 떨어질듯하고 일 년에 한 4번 정도 분기별로 할까 생각 중 ㅎㅎㅎ입니다. 너무 자주죠? 그럼 상반기 하반기 정도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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