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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실천 편 11일 차

미니멀 라이프 실천 편 11일 차

by 조용해


드디어 옷장을 비웠습니다. 제 옷장만. 일주일 전에요.


참 다양하게도 이리 꿍쳐 놓고 저리 꿍쳐 놓고 했더라고요.


저만 그런가요? 요새 면이 안 좋은가요??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몇 년 전부터는 반팔티를 한해 묵히면 어김없이 면 썩은 내가 나네요? 우리 집 옷장만 그런가? 하마도 여러 마리 넣어 뒀구먼 그래서! 여름에 주야장천 입던 옷이면 그런가 보다 하는데. 여름 끝물에 사서 버리기 좀 그래서 갖고 있으면 꼭 면썩은내가 나요. 잘 빨아 두었는데도... 남편은 잘 모르겠다는데 저는 나요.

그래서 이번 여름부터는 그해 입은 반팔티를 무조건 버리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당장 입을 것만 빼고. 덕분에 비 싼티는 당분간 못 사겠네요!


이놈의 보 ooo(상표)는 왜 이렇게 늘 입어도 새것 같나요??? 버리기 미안하게

그래도 버렸습니다. 지겨워서.

잘 나갈 때ㅎㅎㅎ 입던 정장들이 빛을 잃어가고 있네요. 누군가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 했는데 안 설렌 지 꽤 됐는데도 그거 산 가격 생각하면 확 버리게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갖고 있었는데 과감히 버렸어요. 바지 정장을 이번 기회에 여러 벌 정리해 봅니다. 치마 정장도 기본 핏만 두고 유행 타는 건 버렸어요.


문제는 코트인데 이것들을 버리기가 정말 안되더라고요. 왠지 두면 입을 것 같고 필요할 것 같아서 둔 코트가 입어달라고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요. "얘들아 미안하지만 이젠 안 되겠어. 예전에 내가 너를 비싸게 들었다마는... 이제는 우리의 인연이 다한 것 같다. " 이렇게 대화를 한 후 버리러 가는데 버리고 오는 발걸음이 좀 무거웠어요. 이거 하기 싫어서 그동안 별렀는데 해버렸답니다. 시원함보다는 섭섭함이 더 커요. 그리고 쪼금 서글프네요. 왠지 나이 들어서 버리는 것 같은 느낌. 제가 30대면 안 이럴 거 같거든요. 걔들 중에는 저희 남편이 제 뒤태에 반했다는 코트도 있는데... ㅎㅎ 이 부분에서 혹시나 오해를 불러들일 것 같아서... 물론 100% 코트빨이예요... 젊기도 했고 그때는... 20-30대 머리 길고 코트 입으면 웬만하면 나오는 흔한 비주얼... 제눈에 안경이기도 했고 ^^


덕분에 옷장이 널널하니 좋긴 한데 뭔가 좀... 사람 난 자리처럼... 그렇네요.


ㅎㅎㅎ 홀랑 다 버렸더니 입을 옷이 정말 없네요 ㅎㅎ 어뜨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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