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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루 Dec 23. 2020

"엄마, 산타클로스가..."

  작년(2019년) 크리스마스 때 일이다.

  우린 제주도의 한 호텔을 예약했고, 그 호텔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어린이를 위해 손님이 객실을 비운 사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객실에 갖다 놓아주는 이벤트를 운영하였다. 물론 그 선물은 부모가 미리  호텔로 보내 놓는 조건이었다. 큰 아이가 조금씩 산타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듯한 때였기 때문에, 그 서비스를 이용하면 적어도 엄마, 아빠가 산타일 거라는 의혹은 절대 품지 못할 것 같았다.




호텔에서 크리스마스 당일 오전 10시경에 객실을 잠시 비워달라는 고지를 받은 우리는 조식을 천천히 먹고 객실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날 아침에 산타의 선물이 없는 것을 알고는 실망해서 밥도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을 억지로 데리고 나가 호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산타 모자를 쓰고 정장을 입은 직원이 선물이 가득 담긴 박스를 들고 있는 게 아닌가!! 그때까지 시무룩하던 아이가 갑자기 표정이 밝아지더니, 얼른 조식을 먹고 객실로 돌아가자고 졸랐다. 엘리베이터에서 산타와 마주쳤을 때 엄마, 아빠의 심장이 쫄깃해진 건 눈치채지 못한 채... 그렇게 조식을 먹고 돌아간 객실에서 아이들은 탁자 위에 놓인 선물을 받았고, 엄마, 아빠의 알리바이는 완벽해졌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워낙 호텔이 넓었던 탓에, 호텔 내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로비로 내려갔는데, 산타 할아버지 분장을 한 직원이 아이들에게 사탕과 젤리 등을 나눠주고 있었다. 큰 아이는 저 산타가 호텔방에 선물을 두고 간 진짜 산타가 맞는지 의심을 하는 듯했고, 둘째는 산타를 진짜로 만났다며 신나 했다.

우리 부부는 뭔가 불안했지만, 다행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안심을 하고 셔틀에 올라 운전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아, 뿔. 사!!

아까 그 사탕을 나눠주던 산타 할아버지

운전석에 타는 게 아닌가!!

이윽고 둘째의 입에서 우리 부부가 가졌던 불안감은 현실이 되고야 말았다.


엄마, 산타는 루돌프 썰매를 타고 다니는데, 자동차도 운전해요?"


하하하... 그러게, 엄마 아빠도 산타할아버지가 운전면허증 따려고 운전면허학원 다녔단 얘길 들어본 적이 없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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