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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루 Dec 15. 2020

8살,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차이

아들이 느낀 두 교육기관의 명백한 차이점

  큰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교를 가는 날보다 가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첫 수업도 5월 말에나 했으니 말이다. 덕분에 입학식은커녕, 아이가 학교에서 쓰게 될 교과서도 교실까지 같이 들어줄 수 없었다. 외부인은 교문 내 출입금지였기 때문이다.

  수업도 40분에서 35분으로, 쉬는 시간도 10분에서 5분으로 단축 운영이 되었다.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 가는 일 외에는 얌전히 자리에 앉아서 동화책을 읽어야 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긴 하지만,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친구와의 대화도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큰 아이는 초등학교 가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대화를 할 수 없으니, 새 친구를 사귈 수도 없었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의 이름도 물어볼 수 없었다. 화장실을 갈 때도 발바닥 스티커가 붙은 자리에 일정 간격으로 떨어져서 서서 가야 할 만큼 초등학교 내에서의 방역수칙은 철저했다. 그나마 학교에서 나오는 다양한 급식 메뉴가 학교 가는 재미를 주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고 궁금한 게 많았던 나는,  아이에게 쉬는 시간은 어땠는지 물어보았다.

  아이는,

쉬는 시간이 없는데요?"


수업시간이든, 쉬는 시간이든 친구랑 얘기를 못 하게 하고, 화장실을 가는 게 아니라면 책상에 꼼짝없이 앉아만 있어야 하니, 아이 입장에서는 언제가 쉬는 시간인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쉬는 시간에는 원래 친구와 함께 놀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그러지 못하게 것이며, 원래의 초등학교 생활은 이것과 다르다고 얘기해주었다. 내 이야기를 듣던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무언가 억울한 듯이 이야기를 했다.

엄마, 유치원은 중간에 밥도 주고
다시 수업했는데,
학교는 수업이 다 끝날 때까지
밥을 안 줘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아무것도 안 주고, 공부만 시켜요!"


  초등학교는 점심때 수업이 끝나서 그런 건데, 아이는 학교는 공부가 안 끝나면 밥도 안 주는 매몰찬 교육기관이라 생각했구나!!

  나는 유치원이 수업을 더 오래 해서 그런 것이며, 초등학교가 야박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배가 많이 고팠다면, 아침을 좀 더 든든히 먹고 가자고 이야기를 하였다.

 



  역시 8살 꼬맹이들이라 그런지, 수많은 제약 속에서도 어떻게든 새 친구를 사귀고, 친해지고, 심지어 집으로 초대하거나 놀러 가기까지 한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에 갔다 돌아오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친구의 방문에 대비해놓고 있어야 한다.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하게 초등학교가 운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우왕좌왕하며 원격 수업했던 것들이 토대가 되어서, 내년에 입학하는 초등 1학년들은 혼선 없이 업이 진행될 것 같다.

  모든 초등 학부모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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